▲ 홍콩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한국인 남성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제공.

 

홍콩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40대 한국인 남성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16일 보도했다.

홍콩 웨스트 카오룽 지역의 5성급 리츠칼튼 호텔에 투숙했던 한국인 A(43)씨는 14일 오전 7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에 실패해 막다른 지경에 몰려 가족이 자살하려고 한다”고 알렸다.

이에 한국에 있던 친구가 급히 경찰에 이를 신고했고, 경찰이 다시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연락해 홍콩 경찰이 호텔로 출동했다. 경찰이 당도했을 때에 이미 A씨는 아내 B(43)씨와 일곱 살 난 아들을 살해한 뒤였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는 체포 당시 술에 취해 경찰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도 못하던 상황으로 전해진다.

홍콩 경찰은 호텔 내 폐쇄회로(CC)TV 녹화 기록을 조사해 A씨가 호텔 내 두 곳의 술집에서 14일 새벽 1시까지 술을 마신 정황을 확인했다. A씨가 객실로 돌아갈 즈음에 이미 그는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홍콩 경찰에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은 기억이 나지만 이후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한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살 발언에 대해서도 A씨는 “최근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은 등 사업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막다른 지경에 몰린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는 A씨가 미국의 유명 초콜릿 기업의 한국 대표라고 보도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이 기업은 최근 서울 등 한국에 10여 곳의 전문점을 개설했지만, 자금회전이 원활하지 않아 여러 점포가 임대료와 전기료 등을 내지 못해 폐점하고, 나머지 점포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홍콩 사법당국에 의해 살인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날 홍콩 카오룽 법원에서 진술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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