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56년 더부살이를 끝내고 청량면 율리시대의 막을 올렸다. 16일 열린 신청사 개청식에는 많은 군민들이 함께 했다. 때마침 내린 비로 인해 갑작스럽게 행사장이 실내로 바뀌는 바람에 참석자들을 모두 수용하지 못해 혼란이 빚어지기는 했으나 마침내 청사 소재지와 관할 행정구역을 일치시킨 기쁨은 누구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신청사는 울주군의 중심인 청량면에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로 우뚝 섰다. 여러가지 제약에 의해 사무실과 주차공간이 비좁다는 지적도 있으나 남구 옥동청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소의 불편은 점진적으로 대안을 마련해 해소해나가면 될 일이다. 노선버스를 늘리고 공사 중인 율리~삼동 도로 등이 개통되면 군민들의 접근성에 대한 어려움도 해소될 것이다.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울주군민의 행복한 미래를 담보하는 보금자리로 거듭나기에 충분하다.

이날 개청식에서 신장열 울주군수는 “울주 발전이 곧 울산 발전인 만큼 군민 모두가 힘을 모아 과거 천년의 역사와 현재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후세까지 행복한 울주를 만들어가자”고 했다. 울주의 발전이 곧 울산의 발전이라는 말에 충분히 동의한다. 울주군은 757만㎡에 달하는 넓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산과 바다도 끼고 있다. 1·2·3차 산업이 고루 분포하는 다양성도 갖춘 곳이다. 가능성이 무한한 지역이라는 말이다. “울주군이 울산의 어머니”라는 김기현 울산시장의 말대로 울산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울산은 1000여년전 울주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고을이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하면서도 도농통합형으로 울주군을 지킨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울주군이 할 일은 신청사 개청을 계기로 제2의 도약을 이루는 것이다.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은 그만큼 할 일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울주군수와 군청 공무원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군의원과 군민들이 마음을 합치는 것이다. 근래들어 지역별로 삼분사분 나누어져 서로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에 하는 말이다. 천편일률적인 예산나누기는 결코 공정한 것이 아니다. 장기적 발전 계획에 따라 지역별로 제각각 독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서로를 지원하고 격려해주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울주군은 우리나라 군 단위 지자체 중 유일하게 인구 20만명을 넘어섰다. 한해 예산도 1조원에 달하는 넉넉한 지자체다. 전국 지자체 중 경쟁력이 높은 지역의 하나다. 울주군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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