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임단협 조인식…장기파업 부담감 등 찬성률 높아

윤갑한 사장 “발전적 관계 구축, 노사 함께 노력” 강조

▲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조인식에서 윤갑한 사장(오른쪽)이 하부영 노조위원장, 김호규 전국금속노조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30년 노사 단체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긴 현대자동차의 2017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노사 조인식을 끝으로 최종 마무리됐다. 장기파업에 따른 대내외적 부담 등이 조합원들의 찬성표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노사는 16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7년 임단협 노사 조인식을 가졌다.

노사는 지난해 4월 예년보다 빨리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해 총 42차례(회사 측 40차)의 본교섭을 벌여오는 등 9개월 간 진통을 겪어왔다. 협상 과정에서 총 24차례의 노조 파업과 특근거부 등으로 8만94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사측 추산 1조8900여억원의 차질이 빚어졌다.

조인식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회사 50주년, 노조 30주년을 맞아 조금 더 발전적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하부영 지부장은 “해를 넘기면서 어렵게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올해 임금협상은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5일 전체 조합원 4만9667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가운데 조합원 4만6082명(투표율 92.78%) 중 2만8137명(61.06%)이 찬성하면서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반대 1만7714명(38.44%), 기권 3585명(7.22%), 무효 231명(0.50%)이었다. 투표율은 앞선 1차 잠정합의안 당시 투표 때보다 4.5% 정도 높아졌다.

특히 이번 찬반투표의 찬성률(61.06%)은 지난 2010년 이후 현대차 노사에서 실시한 임협 및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중 두번째(첫번째는 2016년 임협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당시 찬성률 63.3%)로 높았다.

회사 경영환경을 둘러싼 우려섞인 전망 속 장기파업에 따른 임금손실과 대기업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각 등 대내외적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30년의 노사 협상 역사 이래 처음으로 해를 넘긴데다, 연말정산과 설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마무리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심리도 반영된 결과로 평가된다.

노사는 △기본급 5만8000원 임금 인상(정기호봉과 별도호봉 포함) △성과금 300%(통상임금 대비)+280만원 지급 △중소기업 제품 구매 시 20만 포인트(현금 20만원 상당) 지원 △2021년까지 사내하도급 근로자 3500명 추가 특별고용 △사회공헌협의체 구성 후 3년간 30억원의 사회공헌 특별기금 적립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해고자 1명에 대한 재심 절차 진행 등에 합의했다.

한편 울산시는 이날 ‘현대차 임단협 타결에 대한 울산시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2017년 임단협 교섭이 노조 창립 이래 처음으로 해를 넘겼지만, 무술년 새해 초에 타결된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며 “이제 장기간 이어왔던 노사 갈등의 아픔을 이른 시일 안에 봉합하고 노사가 합심해 경영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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