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5년간 미래자동차 등 신산업에 23조원을 투자하고, 4만5000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로봇·인공지능 △스마트카(자율주행·케넥티드카) △미래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차량 전동화(전기차·수소차) 등에 주력, 초연결·초고령·기술융합·공유사회 등 미래 산업트렌드 변화에 따른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금껏 의심받아 온 세계 미래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과감한 기술개발로 불식시키고 미래성장동력 확보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선두 기업으로 다시 한번 우뚝 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통신과 ICT, 완성차를 아우르는 미래차 부문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산업이다. 친환경·커넥티드카 한 대를 만드는데 클라우드, AI, 빅데이터는 물론 초고속 네트워크, 전동화(배터리 및 소재) 부문 등 수백 가지 이상의 기술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축소판인 현대차의 투자 확대가 현실화되면 카메라 모듈, 전장·IT융합 차량용 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 등의 동반성장과 고용창출이 가능하다. 간접고용 효과도 크지만 계열사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직접 채용인원만 4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역량 축적과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게 되는 것이다.

반가운 마음과 걱정이 교차된다. 현대차의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해 온 울산공장의 앞날과 미래차 전략이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혁신기술에 맞춰 울산공장이 여전히 미래차 생산공장으로 그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내연기관 차량의 수명이 끝날때까지 간신히 명맥을 이어가는 수준에 머물 것인지 등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해외공장보다 몇배 많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생산성은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온 울산공장의 현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사사건건 물과 기름처럼 겉도는 노사관계도 걱정이다. 생산성 제고를 위한 노력보다는 당장의 손익계산에 급급, 툭하면 생산라인을 세우는 행태가 지속되고 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지금 이 순간에도 광주광역시 등이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 설립을 위해 현대차를 두드리고 있다. 파격적인 조건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쓸데없는 걱정으로 그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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