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문화부 기자

울산시립교향악단과 시립무용단은 지난 1년여간 ‘선장’ 없는 항해를 이어왔다. 긴 여정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향과 무용단은 지난 한해 각각 상임지휘자와 상임안무자를 선임하기 위해 객원지휘자 및 안무자와 함께하는 초청공연을 펼쳤다. 이제 곧 새로운 지도자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 같다.

시향은 지난해 6번의 ‘마에스트로 시리즈’를 마련해 국내외 최고 수준의 지휘자들과 초청공연을 펼쳤다. 전문가 평가와 시민평가, 그리고 단원들의 평가를 종합해 지휘자를 선정, 최종계약만을 앞두고 있다. 오는 22일 위촉식을 마치면 울산시민들도 곧 시향의 새로운 상임지휘자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시립무용단 또한 지난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안무가들과 3차례의 초청공연을 선보였다. 시립무용단도 시향에 이어 이달중으로 상임안무자 겸 예술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다.

어떠한 보석이라도 원석 그 자체로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휘하기 어렵다. 숙련된 기술자가 시간을 들여 정성스레 세공을 해야 아름다운 빛을 발휘할 수 있다. 시향과 무용단 단원들 또한 훌륭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그 중심을 잡아줄 지도자가 없이는 완성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새로운 지도자를 만난 시향과 시립무용단이 한층 더 수준 높은 무대를 울산시민들에게 보여줄 것이라 믿는다.

이에 못지않게 울산시민들의 응원도 중요하다. 지난 16일 울산시향의 신년음악회 지휘를 맡은 임헌정 지휘자는 ‘좋은 오케스트라’는 시민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천필하모닉을 맡아 25년간 이끌며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처음 부천필히모닉을 맡았을 때 부천의 자랑거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했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통했고, 시민들이 강렬한 열망과 믿음으로 지지해줬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훌륭한 시립예술단이 있다는 것은 시민들의 큰 자랑이자 그 도시의 문화적 품격을 알려주는 척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예술단은 시민들의 힘이 모아질 때 더 찬란히 빛날 수 있는 법이다. 올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시향과 시립무용단의 여정에 꽃길만 가득할 수 있도록 울산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이우사 문화부 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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