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 모화리서 80마리 사체 발견
일부 간이검사 결과 음성 판정
전깃줄 감전 가능성등 원인 추적

경주에서 80여마리의 까마귀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울산시가 조류 인플루엔자(AI) 가능성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야생 조류가 AI 영향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으로 미뤄 AI에 의한 폐사는 아닐 것으로 보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께 경주 외동읍 모화리의 한 주민이 전깃줄에 앉은 까마귀 수십 마리가 땅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외동읍사무소에 신고했다.

폐사한 까마귀는 총 86마리로, 시베리아에서 날아와 울산에서 겨울을 나는 겨울철새다. 먹이활동을 위해 경주를 찾은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시는 대구지방환경청, 국립환경과학원 등과 함께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폐사 원인으로 최근 AI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독극물이나 독극물이 섞인 먹이를 먹고 죽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경주시가 사체 5마리를 대상으로 간이검사를 한 결과 AI 음성 판정이 나왔고, 폐사한 까마귀에서 독극물 중독 때 나타나는 거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주시와 대구환경청은 까마귀가 감전으로 죽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까마귀는 비교적 크다 보니 날개를 펴는 과정에서 전선 두 가닥에 동시에 닿아 감전됐을 수도 있다. 당시 경주지역에 비가 내려 감전되기 쉬운 상황이었다.

울산시는 수십마리의 까마귀가 동시에 폐사했다는 점으로 미뤄 AI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생조류는 AI에 의해 폐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닭이나 오리 등에 전염시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폐사한 까마귀의 AI 감염 가능성이 높으면 방역관들이 자체 판단해 인접 도시에 예찰 강화 등 협조를 요청하는데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점으로 미뤄 심각한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닌걸로 보고 있다”며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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