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4사1노조’체제 속

임단협 재교섭 일정조차 미정

분할3사 조합원과 파열음까지

최악상황땐 3년치 협상 우려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하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안팎으로 논란을 겪고 있는 ‘4사1노조’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키고도 중공업 사업장의 재교섭을 바라봐야하는 분할3개사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섣불리 교섭을 진행하기보다는 노조 입장 정리와 사전 준비가 우선이라는 회사의 단호한 태도 속에 교섭 재개 시점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조합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8일 중앙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개정된 규정에 따라 지부는 그동안 4사1노조의 틀을 지켜왔고, 이번 잠정합의안에서 분할사업장에 단체협약을 승계하기로 합의했다”며 “가결된 분할사업장의 단체협약에는 ‘존속회사(현대중공업) 2016년 승계를 원칙으로 한다’로 명시돼 있다. 4사1노조의 틀 속에서 현대중공업 교섭 결과에 따라 분할사업장의 단체협약도 변경될 수 있고, 승계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지부 전체 사업장의 가결이 완전타결의 전제조건임은 정당하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지회 설립 추진 등으로 분할사업장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분할3사(현대건설기계·현대로보틱스·현대일렉트릭시스템) 조합원들은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음에도 ‘4개사가 모두 마무리해야한다’는 4사1노조 규약 탓에 부결된 중공업 사업장의 협상 마무리까지 무기한 대기 상태에 놓였다. 이같은 상황에 분할3사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노조가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분할3사 조합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분할3사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한 글쓴이는 “회사도 (타결금 등) 준다고 하고, 조합원들도 높은 찬성률로 잠정합의안을 가결시켰는데, 지부가 왜 막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4사1노조에 대한 불만과 함께 중공업 사업장 조합원과 분할3사 조합원 간의 파열음도 생겨난 모습이다.

문제는 중공업 협상 마무리를 위한 재교섭 일정조차 가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조의 교섭 재개 요청에 회사는 “그간 공식 교섭만 99차례 진행했고, 실무교섭까지 200차례 넘게 만났다. 추가 교섭을 위해서는 마무리를 위한 노조의 입장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노사 관계가 냉각기 속에 빠져든 가운데 2016·2017년 임단협이 장기화 될 경우 올해 임단협까지 3년치를 해야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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