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뒷문 화장실서 40여분간 직원 출근 기다려
흉기위협 1억1000만원 강탈, 본인 오토바이·차로 도주
6시간30분만에 검거…현금 1억1000만원도 모두 회수
동부경찰서는 18일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서 출근하는 금고 직원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 1억10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김모(49)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은행 직원 장모(49)씨를 흉기로 위협해 현금을 강취한 혐의(특수강도)를 받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11분께 일산새마을금고 뒷문과 연결된 개방형 화장실에 범행을 위해 숨어들었다. 이 화장실은 금고 내부에 화장실이 없어 금고 직원과 고객, 외부인 등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화장실이다.
김씨는 오전 7시56분께까지 약 40여분간을 은행 직원이 출근하기까지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출납 업무를 보는 장씨가 출근하자 곧바로 예리한 흉기로 위협했고, 금고를 열게 해 안에 있던 현금 1억1000만원을 강취했다. 5만원권 6000만원과 1만원권 5000만원 등 총 1억1000만원 상당이었다. 김씨가 장씨를 위협하고, 돈을 챙겨 달아나기까지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장씨는 오전 8시1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그 시각 김씨는 은행과 100m 떨어진 곳에서 흰색 50㏄ 오토바이를 이용해 본인의 집으로 이동했다.
오전 8시28분께 김씨는 오토바이에서 자신의 그랜저 XG 차량으로 갈아타고 경남 거제로 출발했다. 그 시각 경찰은 김씨가 탑승한 오토바이를 통해 김씨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차량을 추적했다.
경찰은 미리 청테이프, 오토바이, 차량 등을 준비한 점으로 볼 때 사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울산 경찰은 이후 경남청에 공조수사를 요청했고, 오후 2시12분께 경남 거제서에서 주변 수색 중 옥포동 모텔 주차장에서 김씨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김씨가 모텔에서 투숙하고 있는 것을 확인 후 2시35분께 숙소를 급습해 검거했다. 김씨가 범행을 저지른지 6시간30분만이었다. 김씨가 소지한 검은 가방에는 1억1000만원의 현금이 모두 그대로 들어있었다.
김씨의 범행 동기는 생활고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뿐 아니라 거제 조선소 하청업체 등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다. 김씨는 지난해 2월까지 현대중공업 하청에서 일을 했으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는 현대미포조선 사내협력업체에서 도장공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 범행 후 곧바로 거제로 이동한 것도 지리를 잘 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경위와 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호·정세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