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전 알렉산더에 역전승
韓선수 첫 호주오픈 16강
오늘 조코비치와 맞대결

▲ 지난 20일 정현(58위)이 호주 멜버른 로드 라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8시즌 첫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에서 상대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를 3대2로 제압한 뒤 두 손을 쳐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세계 테니스계가 주목하는 ‘떠오르는 별’ 정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테니스 ‘빅4’까지 노린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남자단식 16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일전을 벌인다.

이미 정현은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일 남자단식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게 3대2(5-7 7-6<7-3> 2-6 6-3 6-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호주오픈 16강에 올랐다.

한국인 메이저 대회 16강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65·은퇴),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42·은퇴) 이후 정현이 처음이다.

정현과 조코비치의 만남은 정확히 2년 만이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 51위였던 정현은 세계 1위 조코비치와 만났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코비치는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에 이어 남자테니스 왕좌를 굳게 지키고 있었다.

호주오픈 본선에 처음으로 출전한 정현은 조코비치를 넘어서기에 역부족이었다.

간혹 날카로운 스트로크로 조코비치의 발을 묶긴 했지만, 0대3(3-6 2-6 4-6)으로 완패했다.

조코비치가 2년 전만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사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2016년 성장통을 겪은 정현은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첫 투어 대회 우승에 성공했다.

▲ 지난 20일 알렉산더 즈베레프가 호주오픈 남자단식 3회전 5세트 중반, 경기가 안풀리자 라켓을 부러트리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는 21세 이하 선수 가운데 순위가 높은 8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룬 대회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정현은 단숨에 세계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 갈 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 순위가 가장 높았던 즈베레프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대신 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에 나섰다.

그리고 정현이 호주오픈 3회전에서 즈베레프를 격파하자 세계 테니스계는 그를 ‘20대 초반 기수’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정현이 즈베레프를 제압하면서 ‘빅 4’ 후계자 후보로 이름을 남겼다”고 전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서서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조코비치는 2015년 윔블던과 US오픈에 이어 2016년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까지 제패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2016년 말 앤디 머리(19위·영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여전히 조코비치는 정현에게 쉽지 않은 상대다.

해외 주요 언론은 정현이 조코비치를 곤란하게 만들겠지만, 승자는 조코비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조코비치를 넘어설 열쇠는 정현의 자신감이다. 그동안 세계 10위권 선수를 상대로 8전 전패였던 정현은 즈베레프를 제압하면서 세계 정상급 선수와 만나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조코비치의 허리 상태도 변수다. 조코비치는 3회전 2세트 도중 허리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

한편 정현과 조코비치의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5시부터 대회 메인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야간경기로 열린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