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 인재 양성 위해서는
창의·융합성 길러주는 교육이 필수
개정 교육과정부터 토론식 교육 강화를

▲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

로봇·인공지능·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의 파고가 거세다. 지난 1월9일부터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중 하나인 ‘CES 2018’에는 165개 국가에서 3800여개 회사가 참가했는데,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혁명이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 한때 기조연설의 대표주자였던 우리 기업들은 2년연속 무대에도 오르지 못해 주도권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4차산업혁명 준비와 관련해 기술적으로도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비해 3~5년 뒤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우리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 융합을 촉진하는 산업생태계 구축 등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고급 인재 양성이 최대 과제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융합적이고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학교 현장의 교육은 아직 19세기에 머물러 있다. 초등학교부터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한 암기식·주입식 공부에 매몰돼 있다. 서울대학교에서조차 교수의 숨소리와 농담까지 받아 적고 달달 외워서 그대로 시험 답안지에 옮겨 놓아야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이 현실이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토머스 박사 등이 세계 185개국의 평균 지능지수(IQ)를 연구·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106으로 홍콩에 이어 가장 높게 나왔다. 이스라엘은 94를 기록해 45위권이었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조사에서도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높은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2015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읽기 3∼8위, 수학 1∼4위, 과학 5∼8위를 기록해 여전히 선두권에 있다. ICT 강국에다 이처럼 우수한 자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뒤처지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잘못된 교육에 원인이 있다. 창의성을 길러주고 우수함을 더욱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교육 시스템이 부재한 탓이다.

이스라엘 영재교육 전문가는 지난 20년동안 수많은 한국 교사, 교수, 공무원을 만났는데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만 외칠뿐 실제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은 2014년까지 노벨상 수상자의 22%인 195명을 배출했다. 아직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을 하지 못한 우리와 크게 대비된다.

유대인이 이런 성과를 내는 배경에는 토론식 교육방법인 ‘하브루타’가 있다. 하브루타는 두 명이 짝을 지어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이다. 유럽,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도 이미 토론식 교육이 일반적인 추세다. 토론식 교육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므로 흥미를 유발하게 하고 토론과정에서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장점이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창의·융합형 교육이 실시된다.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면 학교현장에서 토론학습, 협력학습, 탐구활동, 프로젝트학습 등이 본격 이루어진다. 필자는 지난해 각 시·도 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창의성을 높이는 토론식 교육방법에 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일부 교육청에서 토론식·프로젝트 수업 등을 도입하기 위한 교원연수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준비상황은 부족한 편이다.

ICT 강국이라는 자부심만으로는 4차산업혁명의 높은 파고를 뛰어 넘을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교육혁신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다른 민족들에 비해 탁월한 우리의 능력이 있으므로 훌륭한 교육시스템만 갖춘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폐기하고 질문·토론식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때마침 창의력, 의사소통 등을 강조하는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된다. 지금까지 준비상황을 철저히 확인·점검해 제대로 시행함으로써 우리의 인재들을 4차산업혁명 시대의 세계적인 주역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강길부 국회의원(울산 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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