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사업 공모 위해

▲ 울산시가 장기 표류하고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시행을 위한 재용역을 추진한다. 정부의 현대화사업 공모의 핵심조건인 도매시장 법인들간 이견 해소를 위해서다. 사진은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연합뉴스

울산시, 추진위 구성 나서
5개법인과 조율 후 재용역
기존 용역결과는 백지화
시설현대화 방안 원점 검토

이전과 재건축을 두고 도매시장 5개 법인간 첨예한 의견차로 8년째 표류중인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에 다시 불이 붙었다.

울산시가 이전 또는 재건축사업의 필수조건인 ‘현대화방안 용역’을 재추진키로 하고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앞선 도출된 용역결과를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제검토하겠다는 방침이어서 8년째 표류중인 이 사업이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될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다.

◇추진위 구성 현대화사업 재시동

울산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추진위원회’ 구성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추진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새롭게 개정된 지침에 따른 것으로 현대화 사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추진위원회는 시 국장 등 관계자, 농수산물 유통전문가(학계, 연구기관), 유통시설 전문가(건축 분야)를 비롯해 도매시장 법인 등으로 꾸려진다. 추진위는 이전과 재건축의 장단점이 포함된 시설현대화사업 용역과 추진방향 설정, 사업추진 계획서 심의·평가, 추진상황 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시는 추진위 구성을 위한 사전단계로 첨예하게 의견차를 보이는 도매시장 5개 법인과 의견 조율에 나선다. 시는 내달 초 ‘농수산물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간담회’를 개최한다. 도매시장 5개 법인(중앙청과, 원예농협, 울산수협, 중앙수산, 울산건해산물)들과 중도매인들이 참여한다. 시와 5개 법인은 위원선정방법 및 향후 추진사항 등을 협의한다.

법인들간 의견이 조율되면 울산시는 곧바로 용역에 착수한다. 용역은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시설현대화사업 공모참여에 필수 조건이다. 지난 2013년 8월 울산시가 도출한 용역(유효기간 3년)은 법인들간 의견차로 지연되면서 시효가 만료됐다.

당시 용역에서는 남구 야음근린공원으로 ‘이전’이 가장 합당하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원예농협 등 4개 법인이 이전에 찬성했지만, 중앙청과가 이전보다는 현 위치에서 재건축을 해야한다며 반발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정부의 현대화사업 공모의 핵심조건인 도매시장 법인들간 이견 해소가 불발되면서 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이전’과 ‘재건축’ 원점 재검토

이번 용역에서는 앞선 용역결과를 배제하고 여러 방안을 놓고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다만 남구 야음근린공원 이전방안 또한 검토대상에는 포함된다. 방안은 다르지만 5개 법인 모두가 현대화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는데다 ‘이전’과 ‘재건축’ 모두가 포함되는 광범위한 용역이 시행된다는 점에서 법인들이 반대할 명분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1990년 개장한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은 시설노후화와 부실한 관리·보수, 저온저장시설 부족, 비효율적 주차관리 등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울산도매시장의 청과물 1일 평균거래 규모는 2014년 9만6004t, 2015년 9만4788t, 2016년 9만1518t으로 감소세를 보이면서 32개 공영도매시장 평균거래량 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0년 9월부터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이전논의가 시작됐다. 시설 현대화와 주차장·진입도로 확보 등을 위해 이전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울산시의 의지부족과 가장 규모가 큰 중앙청과의 이전반대로 현대화 사업이 장기표류하면서 도매시장 기능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유통환경 변화와 소비자 요구에 뒤떨어진 공영도매시장의 노후화된 시설·장비 현대화와 도매시장내 농수산물 물류 및 유통 효율화를 위해 시설현대화 사업이 시급하다”며 “이번에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현대화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최창환기자 cchoi@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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