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넘는 매각규모 이슈 부상

현재 적격인수후보 4곳 실사
석유화학 호황·실적개선 덕
기업가치 매각때보다 倍 상승
주주간 계약 승계 여부 쟁점

삼성그룹이 지난 2015년 한화그룹과의 빅딜 이후 보유해온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이 올해 M&A 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지분 매각규모가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삼성물산 20.05%, 삼성SDI 4.05%)이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24.1%) 매각을 위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4곳이 선정돼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며, 2월쯤 본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IBK투자증권 PE·스톤브릿지캐피탈이 구성한 컨소시엄과 베인캐피털, 한국투자파트너스, 중동계 국부펀드 등 4곳을 적격인후 후보로 선정해놓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5년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토탈 등 그룹 내 방산·화학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면서 한화그룹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석유화학) 지분 24.1%를 보유해 왔다.

울산공장에서 테레프탈산(TPA) 단일 제품만 생산하는 한화종합화학은 이후 석유화학산업 호황과 한화토탈(지분율 50%), 한화큐셀 코리아(지분율 50.15%) 등의 실적개선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일각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매각 당시 보다 2배가량 상승한 4조6000억원(추산) 수준으로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보유한 한화종합화학 지분 가치는 약 1조1244억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분 매각의 쟁점은 삼성과 한화가 2015년 빅딜 과정에서 맺은 주주간 계약이 승계될 것인지 여부이다.

두 그룹은 빅딜 당시 △한화종합화학 기업공개(IPO) 시 삼성그룹 잔여지분 매출우선권 △6년 내 IPO 미 이행 시 삼성그룹은 한화그룹에 풋옵션 행사(한화그룹은 콜옵션) △삼성그룹 잔여지분 매각 시 한화그룹 우선매수청구권 △한화그룹의 한화종합화학 매각 시 한화그룹 동반매각권(삼성그룹 동반매각청구권) 등 내용을 담은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

이 같은 계약 내용이 승계되지 않을 경우 매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져 매각 협상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어 한화종합화학 지분 인수에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화그룹 내 한화종합화학 보유지분은 한화에너지가 39.16%, 한화케미칼 36.05%이다.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연산 130만t규모의 TPA 생산시설을 갖춘 한화케미칼은 중국의 자체 수급 등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