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꽁꽁 얼었다. 울산도 어제 최저 영하 3.1℃까지 떨어진데 이어 오늘은 영하 11℃까지 떨어진다는 예보다. 이번 주말까지 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울산시는 23일 ‘금일 21시 울산 한파주의보 발효, 노약자 외출자제, 수도 동파방지, 농축수산시설 피해 및 화재 주의바랍니다’라는 재난문자를 날렸다. 날씨가 재난이 될만큼 춥다는 말이다.

몹시 춥거나 더운 날씨는 특히 취약계층에게 크게 불편을 초래한다. 일반적으로는 외출을 자제하고 따뜻한 집이나 사무실에 머물면 되겠지만, 취약계층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많은 문제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아닌 오래된 단독주택에 사는 노인가구의 경우 수도 동파를 방지하라는 예보를 받았다고 해서 달리 대책이 있을 리가 없다. 속수무책인 경우가 다반사다. 보일러·세탁기 등이 얼어붙어 가동되지 않는 경우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의식주가 모두 정상적으로 해결되지 않게 되고 그로인해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적극적인 행정서비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특히 기초지자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생활민원기동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각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른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들 기동대는 문고리가 고장났을 때, 막힌 수도를 뚫을 때 등 생활 속의 작은 불편을 해결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팀이다. 하지만 정작 취약계층은 정보 소외로 인해 이들 기동대 활용에 적극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취약계층의 한파 대비는 기동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대상이다. 한파가 닥치기 전 취약계층을 방문해 예방적 조치를 해준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급변하는 기온으로 인해 날씨가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몇년전부터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폭염, 올해 겨울에 나타난 우랄블로킹과 북극진동으로 인한 한파 등은 ‘날씨에 따른 행정 서비스’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름철에는 도심에 숲·수로 조성과 폭염대피소 마련 등을, 겨울철에는 한파에 대비해 동파방지를 위한 예방적 조치와 한파대피소를 조성하는 등의 ‘날씨 행정’이 필요하다. 날씨가 취약계층을 더 어렵게 만드는 사회가 되지 않았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