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제주도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선망하는 곳 중에서도 으뜸이다. 필자도 고교 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처음 방문한 이후 44년 동안 수없이 와서 일도 보고 여행도 하며 즐거운 제주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어떤 분은 세계 여러 나라를 다 다니고 나서 마지막으로 제주의 신비를 느껴보고 싶다며 제주 여행을 고이고이 아껴놓는다고도 하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그 언제라도 그 때마다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는 제주는 수없이 방문해도 또 가고 싶은 곳이기에 굳이 아껴둘 이유가 있을까 싶다.

여러 테마파크도 형성됐고 새로운 거리와 음식도 선보이며 정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제주는 세계 여러 나라의 관광명소와 견주어도 손색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국의 테마파크나 명소처럼 거기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하고 특이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박의 도시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마카오의 경우 도박을 하는 사람은 게임장으로, 쇼핑이 목적인 사람은 명품관으로, 문화예술을 감상할 사람은 상시 운영하는 쇼나 마카오 문화국이 주최하는 음악회를 갈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수준도 얼마나 높은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다. 최첨단 기술을 사용하는 무대 시스템과 그 기술을 마음껏 활용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출연자들을 보면서 정말 부러웠다. 물론 높은 기술력과 많은 소요 경비가 필요해서 개인이 하기에는 불가능하겠지만 기업이나 문화예술단체가 나선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하와이도 그렇고 북경, 오세아니아, 유럽 등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를 극으로, 음악으로, 기예로 승화시켜 상시공연을 통해 방문객을 감동시킨다.

제주도는 탐라국 시절부터 이어지는 여러 이야기들이 기록으로 전해진다. 이들 이야기를 예술로 거듭나게 하는 작업이 시작되면 좋겠다.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각각의 전문가들이 연극으로, 발레로, 관현악곡으로, 칸타타로 만들어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주에서 향토색 짙은 이러한 공연이 날마다 이루어진다면 제주관광이 훨씬 더 독특하면서도 풍부해지지 않을까. 일주일씩 제주에서 지내다 보니 그런 무대나 공연이 절실해진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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