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혁신도시를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통해 도시발전 거점화 전략을 비롯해 정주환경 조성, 혁신도시 중심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지역인재 양성, 스마트시티 구축 등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혁신도시는 공기업 10개가 자리잡고 있고 그 주위로 상가와 아파트·단독주택 등 주거지가 들어선 인구 2만명의 신도시다. 정부에 의해 혁신도시가 조성된 것이 ‘시즌 1’이라면 울산시에 의한 종합계획 수립은 ‘시즌 2’의 시작인 셈이다.

정부 주도로 신도시가 만들어진 다음 자치단체가 그 도시의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 애쓰는 것은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혁신도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행정서비스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외부에서 유입된 인력들이 자발적으로 울산시민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상권 활성화, 인재 양성, 편의성과 교육여건 향상 등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즌2’에서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가 바로 혁신도시와 지역사회의 융화다. 혁신도시의 중심인 10개의 공기업은 아직도 사무실만 울산에 있을 뿐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의식은 없는 듯하다. 간혹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공기업 직원들의 울산이주 비율이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도, 개인도 사정이 있는데 무조건 비율을 높이라고 강요하는 것도 모순이다. 가치관이 문제다.

혁신도시 주민들이라고 해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별한 혜택을 입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울산혁신도시는 전국에서도 가장 성공한 사례에 들어갈만큼 주민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혁신도시가 변두리에 조성된 것과는 달리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은 것만으로도 이미 혜택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직 상가 등의 입주가 100% 이뤄지지 않고 버스노선이 부족해서 일부 생활불편이 있지만 울산 내 다른 지역의 신도시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주여건이 좋은 편이다. 훌쩍 뛴 혁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이 내려갈 줄 모르는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시즌2’에서는 혁신도시만의 발전이 아니라 울산시 발전 차원에서 혁신도시가 가져야 할 역할을 찾아가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면 한다. 기대치에 비해 도시계획이 너무 난삽하다는 문제점은 꼼꼼하게 짚어나가되 자칫 주변지역과의 단절을 강화하는 특혜가 돼서는 안되겠기에 하는 말이다. 혁신도시의 기업이든 주민들이든 지역사회와의 융화에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에 대한 올바른 진단이 종합계획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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