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이뤄라 작가
회화에 영상·설치미술 가미
행위예술로 입지 다지는 중
대중들과 더 많은 소통 꿈꿔

▲ 이뤄라 작가가 한국표범(아무르 표범)으로 분장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모습.

“유명해지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서양화를 전공한 이뤄라(30) 작가는 울산에서 회화작품과 더불어 최근에는 설치·영상미술이 가미된 행위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퍼포먼스가 시작되면 그는 한 마리의 한국표범(아무르 표범)이 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평화의 소녀상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그는 캔버스라는 제한된 평면공간에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내기에는 답답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자신이 그린 작품속의 주체로 분해 대중들의 앞에 서게 됐다.

이 작가가 처음으로 행위예술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시절이었다. 과제를 위해 작품을 준비하던 중 그림만으로는 모자라다는 생각에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하기로 결정했다.

“원래 성격이 급하다보니 마음먹은 것은 바로 행동에 옮기는 편이다. 일단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막상 퍼포먼스를 시작하고 나서는 끝날 때까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순간 행위에 집중하면서 마치 다른 사람이 돼버린듯한 경험을 했다. 그때부터 퍼포먼스에 매력을 느끼고 행위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행위예술에 매진하고 있지만 회화작업은 여전히 그의 작품세계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작가의 작품속에서는 한국표범이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표범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멸종됐으며, 외국에 60여 마리 정도가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뤄라 작가는 퍼포먼스를 통해 울산의 문화예술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작가는 “예전부터 무리생활을 하는 사자와 달리 혼자 생활을 하는 표범을 보며 동질감을 느꼈다. 그러던 중 일제시대 일본 사람들에 의해 우리나라 한국표범이 멸종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우리나라의 정기가 맹수들에게서 나온다는 이유였다”며 “이러한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우리나라의 마지막 남은 한국표범이라는 생각으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울산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공연과 전시를 통해 행위예술에 대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많지 않은 기회지만 내가 하는 행위에 대해 공감하고, 눈물 흘려주실 때 진정으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내가 만든 좋은 작품과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이우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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