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MAP OF ULSAN-컬처&히스토리
4. 울산 남구 (상)역사·문화예술·여가공간들

 

울산 대표 문화공간 울산문예회관 비롯
울산박물관·울산대 박물관 등 자리
시립울산도서관도 여천동에 개관 예정
지역 관광콘텐츠로 거듭난 ‘고래’
옛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장생포박물관·고래문화마을 등 들어서
최근 창작예술 바람속 新문화지도 기대

울산 남구는 1990년대 초반 울산의 새로운 도심으로 급부상한 뒤 지금까지 대단위 주거단지와 시 대표 문화시설들이 밀집한 곳으로 번성해왔다. 국가산단에서 일하는 고임금 근로자 가족들이 남구의 베드타운에 보금자리를 마련했으며, 그로 인해 곳곳에는 금융과 유통, 각종 편의시설과 식당가로 구성되는 다수의 상권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급속도로 팽창한 도시구조 이면에는 1960년대 이후 산업단지 조성으로 내몰린 이주민의 아픈 역사와 1986년 상업적 포경의 전면금지로 인한 장생포의 몰락 과정이 숨어있었다. 이와 함께 유흥과 환락, 소비위주의 거리환경 때문에 한때는 울산 남구의 밤거리 문화를 두고 흔들리는 현대사회와 부유하는 현대인의 실상을 반영한다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기반강화를 위한 남구의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신흥지구 도시구조로 인해 울산 중구의 골목문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울산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울산박물관, 장생포고래박물관, 울산대학교 박물관, 남부도서관 등 일찍부터 울산을 대표하는 각종 역사문화예술기관들이 밀집됐다.

1995년 개원한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최첨단 기능의 대·소공연장과 전시관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공연 및 전시행사와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05년 매암동 장생포 해양공원 내 개관한 장생포고래박물관은 옛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 1986년 상업 포경이 금지된 이래 사라져가는 포경유물을 수집, 보존·전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모델링과 재개관으로 새로운 전시유물을 다수 확보했고 고래와 관련된 각종 정보도 보강했다.

울산대 박물관은 울산지역의 귀중한 문화유산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조사해 울산지역의 역사적 성격을 규명하고자 설립하였으며, 최근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함께 ‘디지털울산문화대전’ 편찬사업에 울산지역 수행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남구에는 1989년 3월에 개관한 남부도서관이 운영돼 왔으나, 울산대표 도서관인 시립 ‘울산도서관’ 역시 옛 여천위생처리장 부지에서 새롭게 문을 연다. 새로운 도서관은 문화교육의 복합기능을 가진 도서관으로, 친환경적이며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울산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예상 돼 남구 지역에 또하나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울산 남구는 소나무(구목), 벚꽃(구화), 백로(구조)와 함께 지역을 상징하는 또하나의 상징동물로 ‘고래’를 내세우고 있다. 고래는 관광콘텐츠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역동의 상징으로 역사와 현대, 산업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어 고래도시 남구가 세계를 향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장생포고래문화마을은 이를 대내외에 알리는 거점공간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개관한 5D 입체영상관과 오는 3월 모노레일까지 완공되면 고래문화마을은 추억의 공간이자 새로운 첨단공간, 울산 전역을 둘러볼 수 있는 조망지구로서도 각광받게 된다.

동시에 장생포는 새로운 창작예술지구로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옛 동사무소와 여인숙과 같은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 해 창작스튜디오와 레지던스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은 울산남구문화원이 주축이 돼 진행 중이다. 남구문화원은 향토사의 계승과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영역에서 벗어나 주민들에게 문화예술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전국단위 청년작가들을 불어모아 장생포에 새로운 예술의 바람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수년 전, 이주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달동네 신화마을에서 일어난 벽화프로젝트는 최근 장생포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문화재생 사업에 마중물이 돼 주었다.

무엇보다 현재 용역사업이 진행중인 장생포의 또다른 공간, 예술창작소(옛 세창냉동공장)는 올 하반기 도출될 용역 결과에 따라 고래문화마을과 함께 장생포 일원을 새로운 문화지도로 완성시켜 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는 곳이기도 하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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