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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현장의 시각]떠나는 공장장이 노조에 던진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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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8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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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형석 경제부 기자

“우리 직원들은 ‘잘못된 신화’ 즉 ‘대마불사’라는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미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만과 착각에 빠져 있는 노조가 현실을 직시해 근원적인 쇄신만이 소중한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가장 절실합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장으로 6년간 생산과 노사관계를 책임져온 윤갑한 사장이 지난 26일 퇴임하면서 노조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윤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1월18일 울산공장장에 부임해 만 6년간 울산공장의 노사관계를 이끌어왔다. 지방대 출신으로 현대차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그는 최장수 울산공장장으로 현대차 뿐아니라 재계에서도 입지적 인물로 꼽힌다. 역시 울산공장장을 역임했던 윤여철 부회장과 함께 노사관계 해결에 있어서는 현대차 내에서 1, 2위를 다툴 만큼 오랫동안 생산과 노사관계를 맡아온 그였기에 퇴임식에서 그가 한 말은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윤 사장은 이날 퇴임식에서 “영광된 어제·오늘보다 힘겨운 앞날을 마주한 내일을 생각하면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고 운을 뗀 뒤 “재직하면서 해결했어야 할 일을 다 못하고 여러분께 부담으로 넘기는 게 정말 송구하다. 현대차가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선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갈등에 시달리다 보면 쓰러진다는 사실을 최근 많이 봐 왔으며 이런 사실들은 조합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거듭 충고했다.

2010년대 이후 수입차들의 공세가 시작되고 최근 몇 년 새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중국의 사드 갈등에 따른 판매 격감 등 유례없는 힘든 시기를 보냈던 그로서는 현재의 대립적 노사관계가 지속될 경우 회사의 존립 자체가 어렵고 실제로 망할 수도 있다는 것을 노사를 떠나 회사 선배로서 모든 구성원들이 가슴 깊게 인식해달라는 마지막 당부였다.

윤 사장에 앞서 지난해 연말 정년 퇴임한 이상범 전 현대차 노조위원장도 퇴임 2개월 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퇴출이 기다리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로는 현대차의 미래는 물론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도 걱정된다”고 쓴소리를 한 바 있다. 사측을 대표하는 윤 사장과 달리 노조위원장 출신인 이 전 위원장의 발언은 당시 큰 화제가 됐었다.

퇴임하는 공장장과 전직 노조위원장이 이처럼 잇단 쓴소리를 내뱉는 것은 그만큼 현대차가 현재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고 국내 자동차산업의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나 감소하며 4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으로 지난 26일 현대차의 시총은 33조6000억원으로 삼성전자(328조원), SK하이닉스(55조원), 포스코(34조원)에 이은 4위로 밀려났다. 한때 국내 증시 시총 2위 기업의 위용을 자랑하던 현대차가 이제 포스코에도 밀려난 신세가 된 셈이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에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 등 자동차산업은 내연기관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미래차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전직 공장장과 노조위원장의 쓴소리를 노사 모두가 이제라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현대차의 공멸은 더 이상 뜬 구름잡는 얘기가 아닐 것이다.

차형석 경제부 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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