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지나 작가의 길 들어선...김정수 시인 ‘거미의 시간’
내면에 감춰진 자신모습 살펴

▲ 두번째 시조집 <거미의 시간>을 펴낸 김정수 시조시인.

‘허공에 걸어놓은 노스님의 은사그물/ 바람한올 걸리지않은 석양을 배경으로/ 기러기 푸른울음만 시나브로 걸린다’(김정수, 거미의 시간)

김정수(사진) 시조시인이 2번째 시조집 <거미의 시간>(목언예원)을 펴냈다.

늦깍이로 문학의 길에 들어섰던 김 시인이 자신과 주변의 일상을 관찰하며 완성한 시조 작품들을 묶어냈다. 첫 시조집 <서어나무 와불> 이후 3년여 만이다.

김 시인은 환갑이 지나 작가로 올라섰다. 그 것도 일정한 율격, 정제된 감성과 언어의 품격있는 조탁능력을 요하는 정형시, 시조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의 대상이 됐다.

‘이참에 고백하리/ 잰걸음 달려와선// 입도떼지 못하고서/ 슬며서 돌아가네// 지난날 그부질없던/ 거품같은 인연같은’(파도)

‘팔십생 지켜온집/휠체어에 실어두고// 팔려가는 소처럼/이끌려 나서는길// 마당가 시든 꽃상추,/물 잘주라 당부한다’(설씨노인, 요양원가다)

 ‘바람이 들고나는 지붕없는 궐문밖/ 돌틈새 난간잡고 해풍에 쓰러져가며/ 타는목 이슬로축여 소금꽃을 피웠네’(대왕암 해국)

▲ 김정수(사진) 시조시인이 2번째 시조집 <거미의 시간>(목언예원)을 펴냈다.

 민병도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은 ‘물상에 비친 자아의 발견과 정관적 지평의 모색’ 제하의 해설에서 ‘김정수의 시집에서 주목할 점은 모든 대상물을 통해 자신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본디 모습을 찾아내는 수단으로 상대 물상과 현장, 사건에 임하고 있다. 그리하여 찾아낸 자기확인, 자기진단은 아마도 자기 치유를 위한 처방전 찾기에 원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수 시인은 국제신문 신춘문예(2014)에 당선됐고 울산시조작품상(2015)과 시조문학 작가상(2017) 등을 받았다. 이번 시조집 발간에는 울산문화재단 창작기금이 지원됐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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