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단, 후보 등록 앞두고...경선 후유증 우려 합의추대

회장단, 후보 등록 앞두고
경선 후유증 우려 합의추대
회장단 선거개입 비판 여론
내달 1~3일 회장후보 등록
타후보 등록 원천봉쇄 여지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 현 회장단이 29일 회장단 회의를 열고 향후 3년 울산상공계를 이끌어갈 제19대 회장 후보로 전영도 현 18대 회장을 합의추대했다.

선거를 앞두고 현 회장단이 차기회장 선거와 관련해 특정후보를 ‘합의추대’ 형식으로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현 집행부가 ‘2월1일부터 3일까지 제19대 회장후보자 등록을 받는다’고 공지까지 해놓고 서둘러 현 회장을 합의추대한다고 발표한 것은 사실상 타후보의 등록을 원천봉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장단 “현 회장 합의추대” 키로

울산상공회의소는 29일 울산상의 회장단 및 감사 총 14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기 3년의 제19대 상의의원 후보자 등록결과보고를 위한 제2차 회장단 회의를 개최했다.

상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회의에서 제19대 회장선출과 관련해 많은 의견이 표출된 가운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구자형 부회장(JCN 울산중앙방송 회장)이 개인사정을 이유로 출마를 고사함에 따라 현 전영도(65) 회장을 제19대 회장후보에 만장일치로 합의추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회장단은 “지역경제가 어느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산적한 현안들이 중단없이 추진력을 더하기 위해서는 상의가 지역경제의 구심체로서 상공계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가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자칫 차기회장 선출이 경선으로 치달을 경우 상공계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고, 이러한 불협화음은 지역상공계 피해로 귀착되는 만큼 회장단에서 의견을 모아 합의추대가 바람직하다는데 참석자 모두가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특히 지역현안의 해결에 지난 3년간 과오없이 회장직을 수행했고, 무엇보다 울산이 산업수도의 위상을 되찾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주도하는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간 추진해온 주요 사업들이 연속성을 높여야 해 전영도 회장의 연임이 필요하다고 중론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영도 회장은 “회장단 모두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오로지 봉사한다는 자세로 기업이 발전하고 상공계가 화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수락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울산상의 회장은 제16대 최일학 회장에 이어 17대 김철 회장까지 6년간 이어진 단임제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각 “회장단 선거개입” 비판 시각

울산상의 회장은 오는 31일 제19대 선출된 의원 108명(일반 100명, 특별 8명) 가운데 일반의원을 대상으로 2월1일부터 3일까지 회장후보자 등록을 거쳐 2월13일 임시의원총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100명의 일반의원이 차기 회장을 비롯한 임원을 선출한다.

앞서 울산상의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19일부터 23일까지 제19대 의원선거 후보자 등록결과 일반의원에 104명이, 특별의원 8명 정원에 8명이 입후보함에 따라 일반의원 후보조정을 통해 4명이 사퇴, 31일 선거없이 19대 의원 당선자를 확정 예정이다.

그러나 회장후보자 등록을 며칠 앞두고 울산상의 회장단이 차기회장 후보를 사전에 합의추대하면서 울산상의의 현행 선거방식과 회장단의 공개적인 선거개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상의는 올해 회장 선거방식을 종전 선거당일 자천타천 추천 선출하는 교황식 선출방식에서 사전 회장출마 후보자 등록을 거쳐 임시 의원총회에서 최종 선출방식으로 바꿨다.

전국 상의에서 유일하게 시도한 이같은 선거방식도 선거전 회장단의 단일후보 추대로 빛이 바랬다.

상공계 관계자는 “4차산혁명 시대에 울산 상공계도 혁명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선거를 하기도 전에 회장단이 특정 후보를 합의추대하는 것은 다른 사람은 출마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력이 아닌가. 지역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있는 사람이 일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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