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과 기대수명

▲ 정태흠 울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건강수명은 장애없는 기대수명
생활습관이 수명결정 50% 차지
운동·충분한 수면·금연 등 필수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질병없이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 비해 그리 길지 않다. 여기서 건강수명이란 건강 예측으로 알려진 인구 건강의 요약 측정 기준들 가운데 하나로, 실질적으로 장애가 없는 기대수명을 가리킨다. 다른 듯 하면서도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에 대해 정태흠 울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교수)와 알아보았다.

-기대수명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수명과는 다른 것인가?

“보통은 같은 뜻으로 쓰인다. 기대수명이라는 말은, 어떤 해에 태어난 아이가 몇 살까지 살수 있을까 기대하는 나이다. 그래서 기대수명 앞에는 연도가 붙게 된다. 예를 들어 2016년의 남자의 기대수명이 79세라고 하는 것은 2016년에 태어난 남자아이가 79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이고, 마찬가지로 2016년 여자의 기대수명이 85세라고 하는 말은 2016년에 태어난 여자아이는 85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된다는 뜻이다.

-평균수명과 최대수명은 어떻게 다른가?

“보통 수명이라고 하면 평균수명을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2016년 기대수명이라고 79세라는 말은 2016년에 태어난 아이들 중에는 돌이 되기도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100세까지 사는 경우도 있을텐데 이런 모든 경우를 모아서 평균을 내면 79세가 된다는 뜻이다. 1970년 우리나라 남자의 기대수명은 59세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에 70~80세 된 분이 안 계셨던 건 아니다. 단지 그 당시에는 어릴 때 사망하는 경우가 지금 보다 훨씬 많았다는 뜻이다. 최대수명은 말 그대로 가장 오래 사는 경우인데, 인간의 최대수명은 120세 정도이고, 지난 수만년 동안 변화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인간의 수명이 늘었다는 말은 평균수명이 늘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어느 정도인가?

“2016년 기준으로 남자는 79세, 여자는 85세다. 세계에서 11번째로 높다. 남자와 여자의 수명차이가 8년에서 6년 정도로 많이 줄어 들고 있는데, 남자들이 담배를 끊고 술 마시는 양을 줄이면서 수명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명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크게 세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는데 유전, 환경, 생활습관이다. 유전은 건강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는 것이고, 환경적인 요인은 배우자가 있는 것,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 교육을 많이 받는 것, 의료적인 도움 받는 것 등이 해당된다. 생활습관과 관련된 요소는 담배 안 피우기, 술 적당하게 마시기, 운동하기, 적당한 체중 유지하기, 잠 잘자기, 아침 챙겨먹기 등을 들 수 있다.

-위의 세가지 중 수명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대략 50% 정도를 차지 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유전적인 것은 건강한 부모를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환경적인 것도 결혼, 경제적 여유, 교육과 같은 것은 내가 노력해서 해결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에 비해 생활습관과 관련된 것은 자기만 노력하면 해결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히 중요하다.”

-최근 건강수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건강수명이란 말 그대로, 많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뜻한다. 우선 심각한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암, 심장병, 중풍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병인데 이런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면 결국 앞서 말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 흡연, 과음, 비만, 운동부족이 암과 심장병, 중풍을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암의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걸렸다 하더라도 일찍 발견만 하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위암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치료기술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내시경이 보편화되면서 암을 일찍 발견할 수 있어서다. 마지막으로 심장병과 중풍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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