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인건비 등 원가 올랐지만

불경기 탓 지갑 열릴 생각 안해

매출 더 떨어질까봐 인상 눈치

영업시간 단축 등 자구책 고심

최근 프랜차이즈 외식업계가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을 이유로 가격 줄인상에 나선 가운데 울산지역 외식업계는 원가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부진에 가격인상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이에 영업시간을 단축, 직원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임금인상에 임시 방편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외식업계가 일제히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반면 울산지역 외식업계는 매출 부진으로 가격 인상요인이 있음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울산 남구 신정동의 한 음식점은 지난해 말부터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을 견디지 못해 직원 1명을 줄이고 근무시간도 2시간 가량 줄였다. 남구 달동의 한 해물요리 전문점도 올해 초 고용하던 직원 7명 가운데 2명을 해고하고, 나머지 직원들의 근무시간 단축도 고려하고 있다.

업주 김모씨는 “식재료 원가는 계속 오르고 인건비도 올라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도 절반 수준밖에 안돼 다음달부터는 일요일 영업을 쉬는 방향으로 인건비라도 절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구 삼산동의 한 한우고기전문점도 얼마 전부터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낮추고 있다. 업주 이모씨는 “직원 임금이 오르면 원가 상승에 해당돼 이를 반영해 음식값을 올리는 게 맞다”면서도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 지난해에 보다 매출이 좋지 않은 상황에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1시간 가량 늦춰 임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 무거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 윤모씨도“아직까지는 가격을 올리지 않고 영업시간을 줄여가며 버티고 있지만 소비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걱정이 많다”면서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1월보다도 올해는 매출이 20% 가량 더 떨어졌다”고 말했다.

외식업중앙회 울산시지회 관계자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물가·임대료 등 가격 상승 유발요인이 있지만 지역 경기침체 장기화로 경쟁업체를 의식해 음식점 업주들이 섣불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직원 근무시간 단축·영업일 축소 등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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