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10년이 넘게 기다렸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도전해서 고배를 마신 평창은 두 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세 번째 도전 끝에 우리나라 최초 동계올림픽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1월, 우리나라 5㎞ 상공에 북극에서 바로 내려온 영하 30℃ 이하의 찬 공기가 오랜기간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길고도 혹독했던 최강한파가 이어졌다. 한파가 슬슬 꺾인다는 소식에 지긋지긋하게 한파를 겪었던 우리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둔 평창은 ‘조금만 더 춥길…’ 바라는 마음에 물러가는 추위가 아쉽다.

동계올림픽은 눈과 얼음이 사용되는 겨울철 스포츠 행사라는 특성상 항상 날씨가 주요 변수였다. 2014년 러시아 소치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이례적인 따뜻한 올림픽으로 날씨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컸다.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눈 부족을 우려해 눈을 저장해둬야 했고, 밴쿠버 올림픽 때는 눈이 모자라 스키 슬로프에 진짜 눈과 인공 눈을 섞은 짚더미를 깔기도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영상으로 치솟은 기온으로 애써 마련한 눈이 녹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밴쿠버 올림픽은 1937년 이래 ‘가장 따뜻한 겨울 올림픽’이라는 오명까지 남기게 되었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이틀 전인 7일부터 한파가 풀린 뒤, 당분간은 큰 추위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평창’이라는 도시를 믿어보자. 우리나라에서 추위라면 서럽지 않은 평창의 지리적, 지형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평창은 충분히 추울 것이다. 개막일인 2월9일 대관령의 평년(1981~2010년) 최저 기온은 영하 11.4℃, 최고 기온은 영하 1.2℃이다. 개막식 당일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개막일 평창의 최저기온은 영하 11~영하 13℃, 낮 최고기온은 영하 1~영하 3℃가 될 것으로 추청된다. 지금까지 가장 추운 동계올림픽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치러진 동계올림픽인데, 당시 영하 11℃의 기온을 보였다고 한다. 10년을 기다려온 대한민국 국민의 염원에 날씨라는 날개까지 달아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간절히 바라본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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