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여성 뒤쫓아가 흉기 위협...거세게 저항하자 곧바로 도주

CCTV분석…7시간여만에 붙잡아

울산지역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대낮에 흉기를 든 강도가 가정집에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여성의 거센 저항으로 그대로 달아난 강도는 범행 7시간여만에 경찰에 붙잡히면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보름여만에 지역에서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고, 두 사건 모두 범인이 실직상태였다는 점에서 장기 경기불황 속 생활고에 따른 유사 사건의 재발 가능성이 높아 치안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무거동의 한 아파트 가정집에 침입해 금품을 빼앗려다 미수에 그치고 달아난 혐의(강도 미수)로 A(2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31일 오전 9시40분께 남구 무거동의 한 아파트 16층에서 외출했다 귀가하는 B(여·30대 후반)씨를 따라 집으로 들어가 흉기로 위협하고 금품을 빼앗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손가락을 물며 거세게 저항하자 계단을 이용해 곧바로 달아났다.

경찰은 강도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는 피해자 진술과 아파트 내·외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A씨의 집 인근에서 잠복하다 약 7시간30분 뒤인 오후 5시10분께 붙잡았다.

A씨는 배관 설비공으로 일하다 약 두 달 전에 실직했으며, 생활비 등이 필요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흉기 소지 여부에 대해선 A씨와 B씨의 진술이 엇갈려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울산에선 앞서 지난 1월18일 일산새마을금고 방어지점에서 현금 1억1000만원을 훔쳐 달아나는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조선업 실직자였던 강도는 사건 6시간30분만에 경남 거제시의 한 숙박시설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울산에서는 최근 3년간 86건의 강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은행 강도와 이번 아파트 강도처럼 직접적으로 강도 범행을 저지르는 사건은 연간 5건 안팎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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