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판석 PD MBC ‘하얀거탑’
재방송 편성에도 시청률 5%
지상파 신작보다 높아 눈길
배우 김명민 명품연기 한몫

▲ MBC TV ‘하얀거탑’의 안판석 PD.

“저도 시청률이 5%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다시 방송되는 것만도 영광이고 감개무량인데….”

MBC TV ‘하얀거탑’의 안판석(57) PD는 이렇게 말하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11년 전에 방송한 ‘하얀거탑’의 재방송 시청률이 5%를 기록했다. 지상파 신작 드라마의 시청률이 1~2%까지 떨어지는 세상이다. 요지경이자, 파란이다.

MBC가 지난해 파업에 따른 후유증으로 고육지책 재방송 편성한 ‘하얀거탑’이 신작 드라마 못지않은 시청률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07년 방송된 ‘하얀거탑’은 기존 HD(고화질) 영상을 선명도 개선 및 노이즈 제거, 색보정을 통해 UHD(초고화질) 영상 재가공 및 더빙(효과 및 믹싱 보완) 작업을 거쳐 1월22일부터 MBC 밤 10시 월화극으로 방송 중이며, 31일부터는 수목극으로도 편성됐다.

지난 31일 전화로 만난 안 PD는 “옛날 작품이냐 요즘 작품이냐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 “나도 케이블채널을 돌리다 ‘사랑이 뭐길래’ ‘모래시계’ ‘전원일기’ 같은 드라마의 재방송이 우연히 걸리면 계속 보게 된다. 당대에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은 시간이 흘러도 그 힘이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1~3월 방송된 ‘하얀거탑’은 야마사키 도요코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메디컬 드라마다. 일본 후지TV에서도 동명의 드라마가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안 PD는 “원작소설을 읽는 데 소설의 ‘진짜스러움’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요즘 ‘리얼’(real)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긴 했지만, ‘하얀거탑’은 읽는 내내 진짜같다는 느낌을 받았고, 드라마로 만들면서도 그 가치만은 절대로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살아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죠. 지금 이 드라마가 인기라면 그 역시도 살아있는 진짜 같은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주인공 장준혁을 맡은 김명민은 ‘하얀거탑’에서 보여준 신들린 연기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김명민 씨가 너무 잘해서 오히려 제가 고민에 빠졌어요. 장준혁은 나쁜 남자가 분명한데 시청자가 장준혁을 지지하고 닮고 싶어하는 상황이 됐어요.(웃음) 나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감정은 무엇인지, 자기 모순을 돌아봐야 하는데 김명민 씨의 장준혁에 다들 빠져 들어버렸어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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