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키 김동우, 울산 유일 평창동계올림픽 출전

▲ 지난달 18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제99회 동계 체육대회 대회전 결승 경기에서 김동우(한국체대)가 역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키장서 근무하던 아버지 영향
세살부터 스키 타기 시작
열살땐 본격 선수의 길 걸어

구영초-구영중-다운고 출신
울산시체육회·울산시스키협회
학창시절부터 적극 지원

국내 올림픽 활강 코스 없었지만
2~3년전 스피드팀 창단으로
속도계로 주 종목 전향, 구슬땀

“평창동계올림픽은 나에게도, 한국 활강에도 뜻깊은 대회입니다. 한국 활강이 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26년만으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스키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김동우(22·한국체대4)가 출전한다.

김동우는 경기도 남양주에서 태어났으나 울산에서 구영초등과 구영중학교, 다운고를 졸업한 울산토박이로, 이번 올림픽에서 알파인스키 전 종목에 출전할 전망이다.

알파인스키는 경사진 눈밭 시작지점부터 골인지점까지 가파른 경사면을 내려오면서 레이싱 하는 경기다. 기본적으로 알파인스키는 기술 종목(회전·대회전)과 속도 종목(활강·슈퍼대회전·복합)으로 나뉜다.

이번 평창올림픽 알파인스키에는 김동우를 포함해 한국 스키 간판 정동현(30·하이원)과 강영서(여·21·한체대), 김소희(여·22·단국대) 등 4명이 나선다.

김동우는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레이스 활강 경기에서 3위에 오르며 불모지라고 여겨지던 한국 남자 스키의 새로운 희망으로 급부상했다. 이 메달은 한국 남자 알파인스키 활강종목 사상 국제대회에서 따낸 첫 번째 메달이다.

김동우는 스키장에서 근무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스키를 시작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아버지가 근무지를 양산으로 옮기면서 가족 전체가 울산으로 이사를 오게 돼 울산과 인연을 시작하게 됐다.

▲ 스키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김동우(22·한국체대4)가 출전한다.

10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스키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동우는 구영초, 구영중, 다운고를 졸업하고 현재 한국체육대학교에 재학중이다. 울산시체육회와 울산시스키협회는 불모지로 여겨져오는 동계 종목, 특히 알파인스키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이던 김동우를 주목하고 학창시절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김동우가 특히 애착을 갖고 대회에 임하는 종목은 바로 활강(Downhill)이다. 한국 스키계에서 속도 종목, 특히 활강은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이었다.

활강 연습을 하려면 일반적으로 800m, 길이 3㎞ 정도의 급경사 슬로프가 필요한데 한국에는 올림픽 규격에 맞는 활강 코스 자체가 없었기 때문. 훈련이 불가능했기에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없었다.

김동우는 한국 활강이 평창올림픽을 내다보고 준비, 작정하고 키운 결과물이다. 2015년 여름 스키협회가 평창 대회 알파인스키 전 종목(회전·대회전·수퍼대회전·활강·복합) 출전을 목표로 스피드팀을 만들어 육성했다. 원래 기술계(회전·대회전) 선수였던 김동우는 2~3년 전 스피드팀 창단을 계기로 속도계로 주 종목을 전향했다.

그러면서 2016년 국내에 처음 생긴 정선 활강 경기장을 중심으로 훈련하며 FIS(국제스키연맹)가 정해 놓은 올림픽 출전 최소 자격(랭킹 500위 이상, FIS 포인트 80점 이하)을 충족시켰고, 활강 외 4개 종목의 출전 자격도 갖추면서 알파인스키 전 종목에 출전하게 됐다.

김동우는 “한국 활강이 올림픽에 나가는 건 1992년 대회 이후 26년만이다. 아무래도 스피드(속도)를 위주로 훈련하고 대회를 준비하다 보니 활강 종목에 가장 애착이 간다. 평창은 나에게도, 한국 활강에도 뜻깊은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동우는 “울산시체육회나 스키협회에서 동계 종목 선수가 없다보니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줬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에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 혼자만의 경기가 아니라 이제껏 지원해준 울산시체육회나 스키협회, 부모님과 가족, 지인 등 후원해준 모든 분들과 함께 뛰겠다. 그러면 좋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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