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해상 정박중 연료 동나 조난신고…승조원 34명 갇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 화물·여객선(화객선) 만경봉호가 3일 오전(현지시간) 연료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조난 신고를 보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 사장 블라디미르 바라노프는 “오늘 오전 9시 35분께 선장이 조난 신고를 보냈다. 34명의 승조원이 연료 없이 선박에 갇혀있다. 식품도 없다”고 밝혔다.

선박은 지난달 31일 북한 나진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운항해 왔으나 항구 인근에서 대북 제재 물품이 실렸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입항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바라노프는 설명했다.
선박은 부족한 연료로 해상에서 버티다 결국 연료가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은 현재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멀리 떨어진 표트르 벨리키만(灣) 스크리플료바 섬 근처에 정박해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조난 신고를 받은 당국은 일단 해안경비정을 보내 해상에서 연료를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라노프는 “일단 선박을 항구로 받아들인 뒤 관리 당국이 화물을 검색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나 중국 항구를 거쳐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러시아 당국이 세관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5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이를 오가는 정기노선에 취항했던 화객선 만경봉호는 선박 운영사와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사 간 상업 분쟁으로 같은 해 8월 말 운항을 중단했다가 10월 중순 재개했다.
하지만 운항 재개 이후론 여객이 아닌 화물만을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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