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지난 1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비전선포식에서 ‘혁신도시 시즌2 정부 로드맵’을 발표했다. ‘혁신도시 시즌2’는 ‘도시재생뉴딜사업’과 함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양날개가 될 것이라고 한다. 시즌1이 2007년 혁신도시특별법 제정으로 시작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이었다면 시즌2는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발전의 거점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자칫 공공기관 추가이전에 대한 지방의 요구를 무시하고 하드웨어 조성을 끝내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 혁신도시 설립과 동시에 추진했어야 할 전략과 전술이 비로소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시즌2의 추진을 위해 정부는 각 혁신도시마다 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 센터는 이전기관과 지자체, 유치기업들간 소통역할을 통해 내부의 유기적 협력을 지원하는 일과, 공공기관과 지자체가 이견을 보이는 부분에 대해 총괄하고 조율하는 일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도시 조성과 공공기관이전은 중앙정부가, 정주여건 조성 및 클러스터 활성화 등은 지자체가 나눠 맡았던 것에서 탈피해 이를 통합하는 기구인 셈이다.

울산시는 이를 확대해 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 기능을 갖춘 대규모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전공공기관 직원들의 이주율을 높이기 위해 문화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긴 하지만 과연 혁신도시의 성공을 위해 복합문화체육센터가 가장 절실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울산혁신도시에는 이미 중구문화의전당이 들어서 있고 석유공사의 수영장과 테니스장 등도 중구청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에는 자체적으로 헬스장 등의 체육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다. 머잖아 제2 종합실내체육관과 대규모 문화시설이라 할 수 있는 신세계백화점도 들어설 예정이다. 혁신도시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어 동천체육관과 종합운동장, 울산문예회관, 북구문예회관, 현대예술관 등 울산지역 대표적 문화체육시설과도 그리 멀지 않다.

문화체육시설이 필요치 않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혁신도시 내의 문화시설 확충을 넘어 울산시 전체의 문화·교육 수준 향상으로 확장하는 태도 변화가 정주여건 개선에 더 적절한 방안이 아닐까 싶다. 에너지·근로복지노동·재난안전 등을 테마로 하고 있는 울산혁신도시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산학연 클러스터가 절실하다는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남도는 지난 9월 성공적인 혁신도시 건설을 위한 자문기구인 ‘민관협의체’를 구성했고 ‘시즌2 정부 로드맵’이 발표되자마자 그 후속조치를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복합문화체육센터 건립에 앞서 울산혁신도시 시즌2를 위한 ‘울산맞춤형 로드맵’부터 세웠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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