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집유로 복귀 예고

제3의 창업, 새 청사진 제시 기대

재계 “경제 전반 도움” 환영 입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날인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삼성그룹의 경영 정상화에 다시 시동을 걸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2월17일 구속수감된 지 353일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삼성, ‘제3의 창업’ 대규모 투자 예고

삼성그룹은 그동안 이건희 삼성 회장이 3년 넘도록 와병하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마저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의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이 부회장이 집유로 풀려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은 치열한 기업 간 글로벌 경쟁에 다시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약 1년간 경영 일선에서 벗어나 있었지만 사장단 인사나 주주환원 확대, 주식 액면분할 등 주요 경영 현안은 옥중에서도 꾸준히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그동안 사실상 중단됐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인수합병)와 대규모 투자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IT(정보기술)·전자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인공지능(AI),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등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이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M&A가 활발하게 이뤄져 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뒤 굵직한 M&A가 실종된 상황이었다.

대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 등의 조치도 있을 수 있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응해 그룹 차원에서 투자나 고용 확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제3의 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다음달은 그룹의 전신인 ‘삼성상회’가 설립된 지 80주년을 맞는 달인 동시에 이건희 회장이 ‘글로벌 삼성’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던 ‘제2 창업’을 선언한 지 50년이 되는 달이이다.

◇재계, 집행유예 선고 환영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다행스럽다”고 반기면서도 삼성이 앞으로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기업 활동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삼성그룹은 경영 공백을 메우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정경유착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고 기업인도 죄가 있으면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이 더욱 투명한 경영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수많은 협력 중소기업과 상생을 통해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앞장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삼성의 글로벌 경영이, 특히 4차 산업혁명기의 대응 전략과 미래 신사업이 더욱 과감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배상근 전무는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대외 신인도 회복, 경영 활성화 등의 효과는 개별 기업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삼성 봐주기’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김창식기자·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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