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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천륜을 저버리는 ‘부모 범죄’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살인 증가
부모로서의 올바른 가치관 배양
사회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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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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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인간으로서의 도리와 양심마저 저버린 가짜 부모들이 세상에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친부와 계모에 의해 학대당하다가 세상을 떠나고 만 고준희 양 시신 유기 사건이 충격을 주었고, 아이들을 방치한 채 술을 마시고 들어와 담뱃불로 세 자녀의 목숨을 잃게 만든 엄마의 이야기가 언론에서 크게 다뤄지기도 했다. 지난 2016년도에도 계모와 친부의 학대 속에 고통스럽게 죽어간 ‘원영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고, 가슴 아파했었다.

크고 작은 아동 학대 및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아동학대와 아동살인을 저지르는 가해자의 상당수가 바로 ‘부모’라는 사실이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천륜을 저버린 채 부모들이 자식들을 대상으로 저지르는 범죄, 일명 ‘부모 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분노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부모 범죄는 힘없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존속 범죄이자,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부모를 만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가장 큰 충격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범죄라 할 수 있다. 아동학대에 노출된 채 잘못된 성장기를 보낸 청소년들은 그만큼 비행 및 청소년 범죄에 노출되기 쉬워 제2, 제3의 범죄로까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부모답지 못할 때, 출산과 양육에 대한 책임을 저버릴 때, 이러한 부모의 잘못은 학대와 방임, 살인이라는 중차대한 범죄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범죄의 희생양은 한참 좋은 것만 보고 배우며 자라도 모자랄 아이들인 것이다.

필자는 아동학대와 살인 등의 부모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의 첫 단추는 바로 부모들을 대상으로 자녀 양육 방법과 양육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 나이 어린 20대 초반의 엄마가 담뱃불로 화재를 발생시켜 자신의 세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이 있었다. 부모가 될 충분한 준비 없이 너무 이른 나이에 부모가 되다보니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도 너무 몰라서, 혹은 어린 마음에 놀고 싶고 당장의 자기 고통만 눈에 들어오니 아이들을 나 몰라라 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녀를 낳기 전에 부모 자격시험이라도 치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할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

현재 건강가정지원센터의 부모 교육, 전국학부모지원센터의 학부모 교육, 양육수당 신청시 부모 교육 관련 영상 시청 의무화 도입 등 이름만 부모인 가짜 부모가 아닌 자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보살피는 참된 부모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을 더욱 강화하고, 각 급 학교 단위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 및 가정교육의 차원을 높여 청소년 시기에서부터 올바른 부모로서의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요구된다.

2016년도에 이루어진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3만건으로 전년 대비 54.4%가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처 주변에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수까지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아동학대 수준은 위험 수준에 도달해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모든 부모가 좋은 부모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소한 부모에 의해 희생당하고 학대당하는 아이들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노력, 그리고 부모 스스로의 노력과 반성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이호진 세민병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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