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창올림픽 참가 맞춰
8일·11일 두차례 공연 마련
정치색 배제한 무대 꾸릴듯

▲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 본진을 태운 만경봉 92호가 6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15년 만에 남한을 찾은 북한 예술단의 공연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무작위 추첨을 통해 780명(1인당 티켓 2매)의 일반 관람객을 선정한 티켓 공모에는 15만6000여명이 몰려 2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140여명 규모의 삼지연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 6~7개의 북한 악단과 예술단의 단원들로 구성된 연합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이 예술단 명단을 정부에 전달했으나 자세한 인적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공연 내용에 대해선 대략의 윤곽은 있으나 구체적으로 알려진 건 없다.

북한은 지난 2일 “구체적 공연 내용은 추후 알려 줄 것이며, 공연에 남측 노래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통일부에 알려왔다. 지난달 15일 남북 실무접촉 때는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 명곡으로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는 가급적 정치색을 배제하고 남북 모두에 친숙한 작품들로 공연을 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삼지연관현악단은 평창올릭픽 개막 전날인 8일 오후 8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과 11일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차례 공연한다.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당시 북한 예술단이 동행해 공연한 이후 15년 6개월 만이다.

공연 내용은 참여하는 삼지연관현악단 구성원들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다. 삼지연관현악단은 방남 예술단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이번 공연을 위해 조직된 일종의 ‘프로젝트 악단’이다. 140여명 가운데 오케스트라가 80명 정도고, 나머지는 춤과 노래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은 만수대예술단 소속의 삼지연악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창단된 젊은 연주단인 삼지연악단은 50~80명 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창단 당시 20대 초반의 연주가와 성악가 50여명으로 구성됐다.

대부분 단원이 평양음악대학 출신의 엘리트들로 베토벤, 로시니, 차이콥스키, 엘가 등의 정통 클래식 곡을 연주하지만, 팝송이나 샹송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곡들을 레퍼토리로 갖고 있다. 지난해 1월 동평양대극장 공연에선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라이온 킹’ 같은 미국 애니메이션 삽입곡을 연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12년 창단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모란봉악단도 주목을 받고 있다.

출중한 실력과 외모를 자랑하는 여가수와 여성 연주자 10여명으로 구성돼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은, 이번 삼지연관현악단의 수장인 현송월 단장이 이끌고 있다.

청봉악단은 2015년 창단됐으며 색소폰, 트럿펫 등 금관악기 위주의 경음악과 여성 가수들의 노래를 선보인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으로 서양의 정통 관현악단 형태지만 장새납 등 북한에서 개량한 민속악기도 사용한다.

만수대예술단은 1940년대부터 활동한 평양가무단에서 출발한 북한의 대표적인 종합공연예술단체로 산하에 관현악단, 무용단, 합창단 등을 두고 있다.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의 면면으로 볼 때 이번 공연은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한 공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렬한 색채미와 역동적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는 북한 특유의 무용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일부 공연에 남측 예술인도 참여해 합동공연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지만, 준비 일정이 빠듯해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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