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4차례 올릴 경우...대출금리 6%P까지 치솟을듯

▲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를 돌파하면서 울산 주택시장의 유동성 위축이 우려된다. 사진은 울산시가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를 돌파하면서 주택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돼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4차례 정도 올릴 경우 연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P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주력산업 침체 여파로 2년째 하락세를 보이고있는 울산 주택시장에 시중금리 상승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美 기준금리 4차례 올릴 경우
대출금리 6%P까지 치솟을듯
정부 규제·시장 비수기 맞아
부동산 대출 증가세도 주춤
울산 부동산시장 위축 불가피

◇주택담보대출 금리 5% 돌파 가계부담 커져

시중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후 변동)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년만에 5%를 돌파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일부터 적용되는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가이드 금리는 3.83~5.03%, NH농협은행은 3.69~5.03%를 기록했다. 지난해 10~11월 하나은행 주담대 최고 금리가 5%를 넘어섰지만 가산금리를 낮춰 4%대로 내려온 것을 감안하면 실제 주담대 금리가 5%를 돌파한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5%를 넘은 것은 주담대 가이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가 2일 기준 2.78%로, 지난해 말 보다 0.2%P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국내 채권시장 금리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시장 금리가 계속 오르면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도 조만간 5%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 대출 금리가 오르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신규 대출자의 문턱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부동산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은행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되고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 이후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2~3분기 뒤 조정을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대출 금리가 1%P 상승하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이자 비용은 가구당 308만원에서 364 원으로 불어나고, 3%P 오르면 476만 원까지 증가한다고 분석한바 있다.

또 한국감정원은 ‘금리 인상이 지역별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국내 실질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0.25%P 상승하면 금리 인상 이후 8개월간 수도권 집값에 0.389%P, 지방은 0.474%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꺾여 주택시장 위축 불가피

거침없이 불어나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월말 기준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9565억원 늘어난 378조7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6784억원)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폭이다. 작년 6월부터 다시 매달 2조원 가량 늘어나는 추세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아파트 분양 후 중도금 대출 등을 통한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117조1413억원으로 전월(12월) 898억원 감소했다. 개인집단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해 2월 5691억원 감소한 후 11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집단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각종 부동산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과 분양시장 비수기인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한몫했다.

울산지역도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도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1월 10.4%, 2월 11.3%에 달하는 주담대출 증가율은 6월 9.8% 9월 7.7%, 11월 6.8%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11월 현재 11조7459억원으로 전월(10월) 보다 531억원 줄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다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약세를 보이고 있는 울산 주택시장은 또 한차례의 충격파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대폭 인상은 국내 대출금리 상승과 가계 부담 증가, 주택시장 위축, 주택가격 하락 등의 주택시장에 나비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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