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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
[동네산꾼 진희영의 영남알프스 속으로]영남알프스의 최고봉 산행, 한해의 각오 다지는 계기 되길21. 가지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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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7  22: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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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산에서 바라본 천황산과 재약산. 발 아래 운문지맥으로 이어지는 헬기장이 흰 눈으로 덮여있다.

가지산 정상서 쌀바위 방면으로 하산
쌀바위의 전설, 과욕에 대한 경계심 일깨워
남쪽 석남사까지는 1시간40여분 더 걸어야
한겨울 석남사, 눈덮인 산 배경으로 절경 이뤄
눈 녹은 진흙탕 길 산행 다소 힘들지만
삶 속에서 어려움 헤쳐나갈 힘 됐으면


가지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진다. 시간도 제각각이다.

산 정상에서 아랫재로는 2시간10분, 운문령으로는 1시간20분, 석남사로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또 정상에서 오른쪽 산장(가지산 대피소) 아래쪽으로 보이는 헬기장 방면으로 내려가면 호박소 자연농원으로도 하산 할 수 있다. 아랫재를 거쳐 운문산으로 연결되는 산행도 할 수 있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한다면 서북쪽 가지산 북알프스에 해당하는 북릉길을 따라 심심이계곡, 아랫재, 사리암주차장을 거쳐 운문사 방면으로도 하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코스는 겨울산행에서는 삼가하는 게 좋다.

가지고 온 차를 감안한다면 원점 산행도 좋다. 겨울 산행시 정상 남서방향 10여m 아래 가지산 산장에 들려 몸도 녹일 겸 잠시 휴식을 취한 뒤 하산 길을 잡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이번 산행 하산길은 우선 쌀바위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등산로는 약간의 경사길로 시작된다.

이 길은 쌀바위까지 쭉 이어진다. 쌓여있는 눈 때문에 발이 푹푹 빠지지만 나무로 된 계단과 산길이 잘 정비돼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적고 위험한 곳은 별로 없다. 또한 이 길은 여태 올라오면서 느꼈던 설경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30~40여 분의 설경 속 눈길이 쌀바위까지 이어지는데, 이 곳은 겨울동안 눈이 한 번 내리면 쌓이기만 하고 녹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곳을 걸을 때는 아이젠이나 스패츠(spats)을 착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 석남사 입구 일주문.

그렇게 잠시 후 쌀바위에 도착한다. 쌀바위 아래는 작은 샘(泉)이 있는데, 그에 얽힌 ‘쌀바위 전설’이 다음과 같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울주군 상북면의 가지산 정상 부근에는 쌀바위(米岩)라 하는 큰 바위가 있다. 옛날에 수도를 하는 스님이 이 바위 밑에서 기거하면서 수도를 열심히 했다. 바위 아래 마을까지 공양(탁발)을 하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기도에 전념하고 있었다 한다. 하루는 이 스님이 새벽기도를 하다가 바위 틈에서 한 끼분의 쌀을 발견했다. 이 쌀로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끼니도 해결했다. 그 이후에도 매일 일정 분량의 쌀이 나오자 스님은 더욱더 수도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을에 흉년이 들자 마을 사람들이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는 스님의 말을 듣고 쌀이 많이 나오도록 바위를 지팡이로 마구 쑤셨다. 그 바람에 쌀은 나오지 않고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이 있은 뒤로 사람들은 이 바위를 쌀바위라 부르게 됐다.

쌀바위에서 임도(방화로)를 따라 20여분 내려오면 상운산과 귀 바위로 이어지는 등로와 운문령으로 이어지는 상운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쉼터에는 갑판(테크)이 설치되어 있다. 잘 정비된 임도를 따라 운문령 방면으로 15분 정도 내려오다보면 안부(740m) 지점에서 석남사 방면으로 내려오는 길과 오른쪽 임도(운문령 갈림길)를 따라 내려가는 길로 나누어진다. 이 곳에서 가지산 온천까지는 2km, 석남사까지도 2km이다. 남쪽 석남사 방향으로 난 길을 따른다.

   
▲ 쌀바위 전경.

남쪽 비탈길은 쌓인 눈이 쉽게 녹아서인지 진흙탕이 되기 일쑤다. 가랑잎이 덮인 곳은 땅바닥이 얼어 미끄럽다. 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불당골 폭포와 연결되는 등로다. 겨울 산행시 조심을 요하는 구간이기도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석남사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지름길로 다소 지루하다. 다만 석남사를 둘러보며 숨가빴던 등산길을 잠시 뒤로하고 잠시라도 수양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이 등로를 이용하고 있다. 쌀바위에서 출발한 지 약 1시간 40여분이면 석남사에 도착한다.

   
▲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석남사는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에 자리 잡고 있는 비구니스님들의 수도 도량이다. 울산사람들에게 늘 열려있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특히 한겨울 석남사는 온통 하얗게 눈으로 뒤덮여 가지산을 배경으로 절경을 이루고 있다. 그 아름다움은 어느 곳과 견주어 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신라 고찰 석남사는 영남알프스의 한 가운데서 불심의 영역으로 오랜 세월 그 같은 비경을 간직해 왔다.

일찍이 도의국사는 영산 명지를 찾다가 이 곳 가지산 자락에 법운지를 발견하고 터를 정한 뒤, 신라의 호국을 염원하는 기도를 올리기 위해 석남사를 창건한 것이다. 도의국사는 신라 제37대 선덕왕 1년에 당나라에 건너가서 지장의 제자가 되어 그 불법을 물려받고 법호를 도의라고 개명한 뒤 821년에 신라로 돌아왔다. 도의는 돌아온 지 3년만에 석남사를 창건하고 가지산파의 개조가 됐다. 석남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부도 1기와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3층석탑, 수조 등의 귀중한 문화재가 있다. 또 매년 산사 음악회를 열어 110만 울산시민 과 함께 이곳을 찾는 신도들에게 아름다운 석남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석남사를 기점으로 중봉~밀양재~가지산 정상~쌀바위~운문령 갈림길을 한 바퀴 돌아보는 코스는 초보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무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추억은 어려움이 닥쳐올 때 두고두고 슬기롭게 헤쳐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지산 탄산온천에 들러 온천욕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고, 이제 며칠 후면 설날 연휴도 다가온다. 영남알프스의 최고봉에 오르는 산행을 하면서 올 한해의 힘찬 전진과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산행기를 마감한다.

진희영 산악인·<영남알프스견문록> 저자



◇산행코스

석남사 주차장(1.7㎞, 1시간20분)→석남고개(2.3㎞, 1시간)→중봉(1161고지, 0.7㎞, 20분)→가지산 정상(1.3㎞, 40분)→쌀바위(6.5㎞, 1시간40분)→석남사 주차장. 총 13km, 5시간30분 소요.

◇찾아가는 길

승용차: 울산~24번국도~석남사 주차장. 주차요금 1일 2000~4000원.
시외버스: 언양~24번국도~석남사 주차장. 1일 20분마다 운행.

◇먹거리와 숙박

시인과 촌장: 석남사 입구. 비빔밥, 항아리수제비, 전통차, 민속주. 052)264·4707.
호남상회: 석남터널 입구. 잔치국수, 찹쌀수제비, 파전, 동동주. 010·6569·0035.

가지산탄산유황온천: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 평일 오전 6시~오후 8시30분, 주말·공휴일 오전 6시~오후 9시. 052)254·2216.

아이스밸리 리조트: 밀양시 산내면 남양리 1-5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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