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건설이 결국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연합뉴스 제공.

 

‘새우’ 호반건설이 ‘고래’ 대우건설의 인수를 공식 철회했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호반건설은 8일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으로 인해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 가 많은 고민을 했다”며 “그 결과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도포기는 없다”라고 호언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수를 포기한 데에는 전날 발표된 대우건설 연간 실적이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전날 대우건설 연간 실적발표를 통해 호반건설이 미처 알지 못했던 4분기 대규모 해외 손실이 드러난 것.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장기 주문 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발견돼 다시 제작에 들어간 데 따른 3천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했다.

호반건설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가 전날 발표된 대우건설 연간 실적을 통해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호반건설은 M&A 담당자 등이 오후 산은 담당자를 만나 해당 내용을 자세히 파악했고 이를 김상열 회장에게 보고했다.

해외 손실이 결정적이었다고는 하나 이외에도 국내외 잠재 부실등에 대한 부담도 인수 포기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과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 등을 체결하지 않아 인수 포기에 대한 법적 책임은 지지 않는다.

이처럼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에 손을 털며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장기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앞서 진행된 본입찰에서도 호반건설이 단독 참여할 만큼 대우건설 인수에 대한 관심은 저조해진 상태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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