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두바이유 가격 급등에...SK등 미국산 비중 확대 기조

 

중동 두바이유 가격 급등에
SK등 미국산 비중 확대 기조
한미 FTA덕 관세면제 한몫
S-OIL, 사우디 모기업 영향
중동산 원유 수입 고수 대조

국제유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유업계에 ‘탈중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영향으로 주요 조달선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해 미국산 원유를 도입하는 것이 수익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SK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올 들어 미국산 원유 수입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만 미국산 원유 300만배럴을 도입할 예정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총 550만배럴의 원유를 미국으로부터 들여왔다.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도입하는 것이다.

GS칼텍스도 올해 미국산 원유 275만배럴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물량은 481만배럴인데 올해 추가 도입을 통해 지난해 수량 이상을 들여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현대오일뱅크와 한화토탈도 미국산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업계의 미국산 도입 확대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유사가 수입한 미국산 원유 비중은 4%로 전년(2.8%)보다 1.2%P 확대됐다. 반면 중동산 비중은 4.2%P 하락한 81.7%로 10년 새 최저수준이었다.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최근 확대한 것은 중동산 원유인 두바이유 가격이 미국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보다 가격이 높아져서다. 그동안 미국산 원유는 운송비용이 중동산 보다 더 발생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져 국내 정유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OPEC의 감산 기조 강화로 두바이유 가격은 11월 평균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한미 FTA에 따른 관세 면제도 한몫했다.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면 3% 관세를 내야 하지만 미국산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동안 80%이상 중동산 원유를 수입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던 의존도를 낮추고,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하려는 정유사들의 의도도 반영됐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질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어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향후에도 면밀히 원유 시장을 모니터링하며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지속적으로 미국산 원유 도입을 진행해 원유 수입다변화의 일환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S-OIL만은 예외다. 모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공기업 아람코의 영향에 따라 원유 수입이 여전히 중동 중심으로 일원화됐기 때문이다. S-OIL 관계자는 “타사와 달리 앞으로도 미국 등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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