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기본급 300%·하나 200%에 현금 200만원…“본부장급 1억 이상 될 것”
‘우리 1천명·신한 700명’ 반년 간 2천300명 희망퇴직…신규채용은 미정

▲ 4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위에서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연합뉴스

시중은행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두면서 연말·연초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일반 국민의 부채 부담은 커진 와중에 은행들만 예대마진으로 배를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은 지난해 넉넉해진 주머니 사정에도 인력감축을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총 2천400명이 희망퇴직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고인 2조1천750억 원의 순익을 올린 KB국민은행은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보로금을 지급했다.

또 지난 1월에는 기본급의 100%를 추가로 지급했다. 1인당 450만∼1천200만 원 가량 가져간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실적 확정에 따른 추가 성과급 지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을 제치고 지난해 두 번째로 많은 당기순익을 올린 KEB하나은행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관리자급 이하 직원은 현금으로 200만 원을 더 받았다.

2016년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올해 초 경영성과급을 받았다.

그간 민영화에 발목이 잡혀 성과급을 주지 못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경영 성과에 맞춰 성과급을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연봉을 1년에 18차례로 나눠주는데 이 봉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지난해 실적이 쪼그라든 신한은행도 연말 성과급을 받았다. 통상 3월에 나오지만, 이번에는 연말에 지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익이 11.8% 줄어들면서 국내 1위 은행에서 3위로 내려앉았고 이 때문에 연말 성과급은 다소 줄었다.

은행 임원들은 더 많은 성과급을 챙겨갔다.

통상 은행이나 금융지주 임원들은 주가에 연동해 성과급을 받는데, 대부분 금융사가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에만 주가가 50% 가까이 올랐고, 하나금융 주가도 60% 가까이 상승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가 많이 오른 금융사의 경우 본부장급만 해도 1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대규모 성과급 잔치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은행은 순이자 이익으로만 26조 원을 거뒀다. 은행들의 전체 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올리고 예금금리는 그만큼 올리지 않는 방식으로 대규모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은행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졌지만 희망퇴직자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은행에서는 지난해 7월 총 1천11명이 퇴직했다. 2016년과 지난해 3월 희망퇴직자 수가 각각 300명 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간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 탓에 묶여있던 퇴직금 한도가 민영화를 기점으로 풀리면서 희망퇴직 신청이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명예 퇴직금은 전년보다 68.5% 늘어난 3천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달 초 78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이 중 700여명이 최종 퇴직 하게 됐다. 역시 전년도 희망퇴직자 수인 280명의 2.5배 수준이다.

희망퇴직이야 매년 받았지만, 부지점장 이상으로 한정했던 범위를 올해는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생 이상 직원으로 넓히면서 퇴직자 수가 증가했다.

2017회계연도에 산정된 명예 퇴직금은 전년보다 약 1천억원 늘어난 2천23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에서는 임금피크제 대상자와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예정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총 400여명이 퇴직했다. 희망퇴직 비용으로는 1천550억원이 소요됐다.

하나은행 역시 임금피크제 대상자 상대로 희망퇴직을 받아 207명이 퇴직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희망퇴직금은 총 930억원이었다.

이 같은 인력감축에도 은행들이 올 상반기 신규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올해 채용일정은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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