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린 9일 울산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제천, 밀양으로 이어진 화재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울산 도심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 대형 쇼핑센터인 뉴코아아울렛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칫 대형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화재였지만 시민들의 침착한 대응과 소방당국의 적절한 진화작전이 어우러져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초기진화과정에서 드러난 소방용수 공급 문제와 상황파악 및 진화현장에서의 소통부재 등은 울산의 고층건물 화재대응 태세를 되돌아 보게 한다. 연기의 확산속도가 빠르고, 고가 사다리차 전개 높이의 한계로 인명구조 활동에 어려움이 많은 고층건물에 대한 화재대응으로는 충분치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재점검,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10시56분께 12층 건물 중 볼링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10층에서 발생했다. 용접불티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당시 건물내에는 약 220여명이 있었다. 11층 공무원 학원에만 100여명의 학생이 있었다. 매케한 냄새를 맡은 학생들이 먼저 계단을 이용해 신속히 대피했고, 화재 사실을 알리는 방송과 함께 다른 층에 있던 직원과 고객들도 대피했다. 잇따른 대형화재를 계기로 널리 퍼진 대응 요령이 빛을 발한 것이다. 소방당국도 화재현장 바로 아래층에 지휘소를 구축, 인명피해와 아래층, 옆 건물로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문제는 화재 진압과정에서 드러났다. 가장 기본적인 소방용수조차 제때 공급받지 못했다. 초기 진화 당시 소방당국은 건물 전면 및 후면에 각각 한대씩 고가사다리 차량을 배치, 화재진압에 나섰지만 소방용수 부족으로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화전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적다보니 추가로 투입된 고가사다리 차량과 고성능화학차도 제성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또 현장 지휘부의 상황파악 및 소통문제도 제기됐다. 화재 현장에서 가장 인접한 건물의 측면 외벽이 드라이비트 소재라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를 알리는 건물관리인의 말도 제대로 지휘부에 전달되지 않았다. 강한 바람이 불었다면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되풀이 돼선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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