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를 시작페이지로 ㆍ 즐겨찾기
전체기사 | 기사모아보기 | 독자투고 | 기사제보 | 알림 | 화촉 | 부고 | 모집 | 자유게시판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귀막은 소방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2.11  23:00:3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 이왕수 사회부 기자

지난 9일 정오께. 울산 남구 달동 뉴코아아울렛 건물의 전면과 후면에서 뿜어져 나오던 불길이 측면에서도 조금씩 나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한 남성이 통제선을 넘어 화재현장으로 뛰어갔다. “제발 측면 불길을 잡아주세요. 드라이비트 소재라 번지면 큰일 납니다.” 옆 건물 관리인인 이 남성이 발을 동동 구르며 눈에 보이는 소방대원들에게 절규하듯 소리쳤지만 통제선 밖으로 나가라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왜 측면엔 물을 뿌리지 않느냐”며 소방당국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측면 창문에서 뿜어져 나온 화마(火魔)는 불과 2~3m 떨어진 옆 건물을 덮칠 기세였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인근에 있던 고가사다리 차량을 옮겨와 소화전과 연결하고 측면 진화를 시도했다. 화재가 발생한지 1시간30분을 훌쩍 넘긴 뒤였다. 소방용수가 부족한 탓인지 물이 나오다 멈췄다를 반복하며 주위 사람들을 답답하게 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불길은 옆 건물로 번지지 않았다. 만약 강한 바람이 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불길이 측면 창문을 타고 옆 건물로, 그리고 다시 옆 건물로 계속해서 확산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옆 건물 외벽 소재가 순식간에 건물을 집어 삼켜 대형참사를 일으킨 제천 스포츠센터 외벽과 같은 드라이비트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

이날 오후 1시께 허석곤 울산소방본부장은 김기현 시장에게 현장상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옆 건물 외벽 소재가 드라이비트 아닙니까”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불길로 검게 그을린 옆 건물 소재는 드라이비트였다. 옆 건물 관리인의 절규를 비웃기라도 하듯 드라이비트 소재라는 사실이 전혀 전파되지 못한 듯 싶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2층 여탕에 사람이 많다는 시민들의 절규를 소방이 제대로 듣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던 것처럼 이번에 울산소방도 시민의 절규에 귀를 막았다. 하늘이 도왔기에 망정이지 옆 건물로 불길이 번졌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왕수 사회부 기자 wslee@ksilbo.co.kr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카카오스토리 뒤로가기 위로가기
icon인기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로그인
- 의견쓰기는 로그인후에 가능하며,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1/3
최근인기기사
1
스티븐스, 에밋 TKO로 꺾은 뒤 UFC 대표 향해 일갈…“타이틀 도전권 달라”
2
전국민 마음 모여 ‘수고했어여자컬링’…“휴대폰 받은 선수들이 꼭 봤으면”
3
호수공원 인접한 경기도 동탄2신도시 ‘동탄2 아이파크' 미분양아파트 선착순 분양
4
오남신도시 최대수혜 아파트 '오남역 서희스타힐스' 마감임박!
5
[로또]795회 1등 11명…당청금 각 17억1천만원, 당첨지역 살펴보니
6
자두 남편, 자두 피해 다닌 이유 보니…“한국 사람이랑 결혼? 생각도 못해”
7
"덕정역 서희스타힐스 에듀포레" 홍보관 테크노벨리 확정 후 인산인해 예약제 운영!
8
‘평창올림픽 폐막식’ 생중계, 각 방송사 결방은?…‘런닝맨’ 결방·‘슈돌’과 ‘황금빛 내 인생’은 정상방송
9
팀 원윤종, 銀에 ‘한국 썰매전설’ 강광배 눈물…강광배는? “윤성빈 발굴”
10
곽도원, 성추행 의혹 반박 “사실무근…시기도 안 맞아”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울산광역시 남구 북부순환도로 17 | Tel 052-220-0515 | Fax 052-224-1030 | 사업자번호 610-81-07906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정환
Copyright © 2011 경상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