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重 노사 2년치 임단협 타결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9일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체육관에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에 대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김기현 시장 설전 타결 환영
동구등 지역사회 안도의 한숨
현대重 노사 입장차는 여전
올해 임단협등 험로 예고

울산에 본사를 둔 현대중공업 노사가 햇수로 3년간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어렵게 마무리하면서 지역사회가 안도의 한숨과 함께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다.

당장의 급한 불은 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올해 예정된 임단협 등 향후 현대중 노사관계는 험로가 예상된다.

지난 9일 현대중공업의 2016·2017년 2년치 임단협 2차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되자 울산시와 본사가 위치한 동구는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현대중 임단협 타결에 대한 울산시의 입장’이라는 자료를 내고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전에 타결돼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노사갈등의 아픔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이제는 경영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있는 동구에서는 지자체와 지역 소상공인(동구전통시장상인연합회·동구외식업지부·떡류지부·제과지부·미용지부)이 함께 “이번 임단협 타결은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지역 상권에는 회생의 온기가 될 것이고, 수년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울산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 노사는 지난 2016년 5월10일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햇수로만 3년째 협상을 이어왔다. 조선업불황 속 단행된 대규모 구조조정과 회사 분할이라는 과정에서 이에 반발한 노조가 전면파업을 비롯해 총 23차례의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갈등이 심화됐지만 2년치 임단협을 협상 시작 1년9개월만에 어렵게 마무리했다.

문제는 임단협 타결에도 향후 노사행보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보인다는데 있다. 당장 2018년 임단협 협상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노조는 찬반투표 결과 발표 후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것은 조합원들이 부족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며 “지난 2년간의 장기간의 투쟁과정에서 나타난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고용안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협상 방향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회사는 올해 경영상황도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조선 부문은 10개월치 일감만 남았고, 해양 분야는 오는 6월 이후면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5000여명이 일손을 놓아야 할 위기에 놓여있으며, 교육과 휴직으로 버틴 엔진은 지난해보다 일감이 10% 더 줄었고, 플랜트는 2년 만에 수행 중인 공사가 절반으로 줄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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