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감절벽·원화강세에 현대重·미포조선 등 실적 급락

 

지난해 일감절벽·원화강세에
현대重·미포조선 등 실적 급락
車업종도 순이익 크게 줄어
글로벌 업황 개선·유가상승에
정유·화학업종 전년 이어 호황

울산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조선, 정유, 화학 업종 주요기업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된 가운데 업종별로 뚜렷한 대조를 나타냈다. 정유와 화학업종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훈풍이 지속된 반면, 자동차와 조선은 2016년에 이어 부진이 지속됐다. 올해도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 같은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車·조선 계속된 ‘한파’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146억원으로 전년대비 96.3%나 급감했다. 매출액도 전년대비 30.6%나 감소한 15조4688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손실액은 934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급락은 지난해 4분기 일감절벽에 따라 매출이 줄고, 원화 강세와 원자재가격 상승까지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에 영업이익 1조6419억원을 기록하며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에 힘입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일었고, 실제 지난해는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현대미포조선도 선박 건조 일감이 모자라 실적이 부진했다. 영업이익(179억원)은 43.5%, 매출(2조4534억원)은 28.8% 각각 크게 줄었다.

조선의 부진속에 양대축의 하나였던 자동차 업종도 깊은 수렁에 빠졌다.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갈등 여파 등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5747억원으로 11.9%나 감소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순이익(4조5464억원)도 25.4%나 크게 줄었다.

모기업인 현대차의 부진속에 현대모비스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9.8% 급감한 2조3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1조5787억원으로 반토막(-48.2%) 났다.

 

◇정유·화학은 2년 연속 ‘훈풍’

반면 정유와 화학 업종은 글로벌 업황개선과 석유화학제품의 수요증가, 국제유가 완만한 상승세 등에 힘입어 호황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비 0.2% 증가한 3조2343억원으로 2년 연속 3조원대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8.6%나 급증했다.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은 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이 견인했다. 특히 화학사업은 지난해 1조377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S-OIL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9.5%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8.8% 증가한 1조3112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에 영업이익은 줄었으나 당기순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장사’를 잘했다는 평가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5.1% 증가한 2조927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에틸렌 등 가격 강세에 힘입은 올레핀 부문이 실적개선을 주도했는데 올해는 LG화학과 업계 1위를 놓고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정밀화학도 주력 품목인 염소 계열 제품의 시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무려 274.1% 급증한 1111억원을 달성했고, 금호석유화학도 합성고무 등 화학업계 호황에 67.2% 늘어난 26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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