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울산시 남구 달동 뉴코아아울렛 울산점 화재현장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꽃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진화작업을 펼치던 굴절사다리 소방차에 물이 한때 공급되지않아 물을 나오지않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10층 볼링장 공사중 화재
2시간30분만에 진화
스프링클러 작동여부 수사
소방서 추산 10억원대 피해

10억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220여명이나 대피한 지난 9일 뉴코아아울렛 화재 당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은 시민들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 때문이란 분석이다. 소방당국이 인명피해를 막고 아래층이나 옆 건물로의 불길이 확산되지 않도록 펼친 진화작전도 성공적이란 평가다.

◇재산피해 10억원, 인명피해는 0명

뉴코아아울렛 화재 당시 건물 내에는 약 220여명이 있었다. 당시 11층 공무원 학원에만 약 100여명의 학생이 있었고, 매캐한 냄새를 맡은 학생들은 계단을 이용해 신속하게 대피했다. 화재 사실을 알리는 방송이 나오면서 다른 층에 있던 직원과 고객들도 신속하게 대피했다.

한 직원은 “8층에 있었는데 화재 경보를 듣고 계단으로 내려왔다”며 “다들 우왕좌왕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 인명피해 없이 모두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밀양 세종병원 등 전국적으로 잇따른 대형 화재를 계기로 화재시 대응 요령이 널리 퍼졌고, 이번 울산 화재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소방당국은 화재현장 바로 아래층에 지휘소를 구축하고 인명피해와 아래층, 옆 건물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이번 불은 9일 오전 10시56분께 뉴코아아울렛 12층 건물 중 볼링장 공사가 진행된 10층에서 용접 불티로 추정되는 이유로 발생했으며, 오후 1시33분께 진화됐다. 약 1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수사

김성달 남부소방서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10층 볼링장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스프링클러를 꺼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반면 뉴코아아울렛측은 스프링클러를 꺼놓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남부소방서는 화재 진화 이후 현장 확인 결과 스프링클러로 물을 보내는 밸브가 잠겨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화재 이전 또는 이후 등 어느 시점에 잠겨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난 10층 볼링장과 같은 일반 공사현장에선 스프링클러를 끌 이유가 없다. 스프링클러는 약 70도 가량의 열이 가해져야 헤드 부분이 녹아내리며 물을 뿜게 되는데 일반공사 현장에선 화재가 아닌 이상 헤드에 열이 가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화재 현장은 지난해 12월 자체 소방시설 점검을 통해 스프링클러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는 유수검지장치가 고장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장치가 고장나면 화재 사실이 내부 시스템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업체측은 이 사실을 지난 1월 남부소방서에 신고했고, 다음달 26일까지 수리를 완료하라는 조치명령을 받았다. 남부소방서는 유수검지장치 수리를 위해 스프링클러 밸브를 잠궜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부경찰서는 공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스프링클러를 꺼놨는지 여부 등을 포함해 화재 원인을 전반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