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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아름다운살기좋은 집]건축주 ‘꿈’과 건축사 ‘땀’이 만나 ‘자락당’ 만들어경상일보-울산건축사협회 공동기획
(8) 건축주와 건축사(自樂堂: 스스로 즐거움을 누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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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2  22: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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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혁신도시 내 3층 건축물 자락당은 1층 상가와 2~3층 주거공간으로 구성된다. 자락당은 자연친화적인 건축주 박지헌씨의 생각을 반영, 허창열 건축사가 현대적인 외부디자인과 한옥 느낌의 실내디자인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편안한 한옥 느낌의 집 요청
옛날 시골처럼 대문 없애고
마당·마루 등 전통공간 구성
3개의 천창으로 밤하늘 만끽

기러기 가족이라는 특성 반영
맘편히 거처하는 사랑채 표현
진입마당-다실-마루 이어지며
공감하고 소통하는 공간 마련

우리 삶의 일상 공간이자 가족의 보금자리인 ‘집’. 집을 짓는다는 건 인생 최고의 기쁨이고 행복한 여정이다. 누구에게나 로망일 것이다. 하지만 집 짓다가 10년은 늙는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의욕만 갖고 도전했다가 후회하는 건축주가 적지 않다. 좋은 건축사를 만나야 한다는 전제조건도 충족시켜야 한다. 그런 반면 좋은 건물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도 있다. 집을 짓는 직접 행위는 건축사가 하는데, 이또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이 모든 질문에 어렴풋이 해답을 전해주는 사례가 있다. 3층 규모의 ‘자락당’이 완공되기까지, 건축주 박지헌씨와 건축사 허창열 소장과의 시선을 따라가 본다. 집 짓기를 준비하는 사람들, 집 구조를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다.

   
▲ 울산혁신도시 내 3층 건축물 자락당은 1층 상가와 2~3층 주거공간으로 구성된다. 자락당은 자연친화적인 건축주 박지헌씨의 생각을 반영, 허창열 건축사가 현대적인 외부디자인과 한옥 느낌의 실내디자인을 조화롭게 만들었다.
   
▲ 건축주 박지헌

◇건축주 박지헌, ‘내 집’을 짓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렸던 우리 집을 짓게 되었다. 절에서 지낸 경험도 있고 ‘나는 자연인이다’방송을 보면서 아이들의 학업 뒷바라지를 끝내면 나도 자연인처럼 살고 싶었다. 이런 자연 친화적인 내 생각을 반영하여 현대적이면서도 편안한 한옥의 느낌을 담도록 설계를 요청하였다.

집의 외벽은 ‘고갱그레이색 점토 벽돌’로 시공하였다. 벽돌의 메지는 여러 가지 견본을 보고 섬세한 테스트를 거친 뒤 시공을 하였는데 놀랍게도 때에 따라서 여러 가지 느낌을 보여준다. 2층으로 올라가다보면 3층에서도 볼 수 있는 놀라운 큰 키의 대나무가 사철 푸른 모습으로 사람이 들어갈 때나 나올 때 손을 흔들어 준다.

   
 

우리 집은 대문이 없다. 부모님께서 자고로 사람 사는 집에는 사람이 많이 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옛날 시골 사랑채에 동네 사람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있었듯이 우리 집에도 이웃 사람들이 자주 와서 막걸리 한 잔하며 형제자매처럼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인 3층 입구에 자리 잡은 것은 ‘한옥 마당’이다. 한옥 마당의 바닥에는 맷돌과 강자갈로 자연미를 더했고 할아버지께서 직접 만들고 부모님까지 계속 써왔던 절구와 맷돌, 다듬이도 있다. 그리고 ‘다실’에서 툇마루로 나오면 달과 별이 보이는 한옥 마당으로 연결된다.

   
 

거실의 모든 내부 벽은 황토를 정제해서 만든 ‘백토 페인트’를 칠했다. 평범한 거실 등도 없앴다. 천정이 높고 내부 전체가 하얀색이어서 그런지 집을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미술관에 온 것 같다고 말하곤 하였다. 또한 벽의 안팎 양쪽에 단열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단열에 취약한 주택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였다.

‘다실’은 우리 집에서 가장 작은 내부 공간이다. 바닥 보온을 충분하게 해서 다른 공간보다 열기가 오래가도록 시공하였다. 이 다실은 생활도자기를 즐겨 사용하고 전통 예술과 멋을 아는 아내가 좋아하는 곳이며 다른 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다.

   
 

거실에서 공원 방향으로 ‘중정’이 있다. 시골 마당 같은 중정은 반은 야외의 느낌이 드는 곳이고 중정을 두르고 있는 가벽 한가운데는 벽체가 뚫려져 있다. 그 구멍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마치 액자 속 작품을 보는 듯 멋있고 달이 떠오르면 너무나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옥탑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나의 땀을 제일 많이 쏟아 부은 곳이다. 철판을 레이저로 절단하고 절곡기로 벤딩 한 후 밀링기계로 가공해서 한 계단씩 취부 용접하여 견고하고 흔들림 없이 시공하였다. 다른 공정의 작업자들에게 걸리적 거리지 않게 밤에만 하다보니 무리해 쓰러졌는데 응급차에 실려 가는 바람에 가족과 주변 사람에게 걱정을 많이 끼쳤다.

   
 

우리 집에는 ‘3개의 천창’이 있어 하늘이 보이는 집이다. 주방 천창의 빗소리는 마치 자연이 들려주는 피아노 연주 같다. 다락 천창은 모터를 달아서 자동으로 개폐가 되는데 환기와 통풍이 편리할 뿐 아니라 누워서 밤하늘이 차려 놓은 별들의 잔치를 즐기기도 한다.

   
 

거실 밖 넓은 중정에 그 많던 꽃들이 다 지고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지키고 있다. 우리 가족은 오늘도 모여 앉아 달달한 고구마를 삶아 먹으며 저 소나무와 함께 이 겨울을 즐긴다. 그리고 새 봄을 꿈꾸고 있다.

   
▲ 건축사 허창열

◇건축사 허창열, 자락당을 짓다

전국에 신도시가 늘어나면서 울산에도 집에 대해 꿈을 꾸는 건축주들이 많이 늘어났다. 울산 신축은 대다수가 점포주택인데 점포주택은 말 그대로 점포와 다가구주택이라는 용도를 담은 집이다. 점포와 다가구주택은 경제적인 부분을, 최상층은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꿈꾸는 부분을 담당한다.

설계 대지는 울산 혁신도시 내 점포주택 필지이다. 이미 주변에는 점포주택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들어서 있었다. 설계대지는 다행히 전면에 소공원이 있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설계를 착수하게 되었다.

건축주는 신축 당시 외지에서 근무를 하며 울산에 가족이 있는 소위 말하는 ‘기러기 가족’이다. 신축되어질 집은 점포주택의 의미를 담으면서 사회적인 현상인 기러기 가족의 화합과 한옥에서 전원생활을 하고자하는 건축주의 꿈을 담아야 하는 이야기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건축주의 세부 요구사항은 외부는 벽돌을, 내부는 목재를 사용하여 모던하면서도 한옥의 느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래서 실내 미닫이문들은 자작나무를 사용하고 계단은 집성목을 사용했다.

조선시대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와 마음 편히 거처할 ‘사랑채’라는 건축물을 많이 지었다. 사랑채는 자연과 융합하려는 공간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통건축의 공간은 건축주가 요구하는 마음 편히 거처하는 한옥의 느낌을 잘 표현해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전면은 소공원과 연계되며 녹(錄)과 어우러진 열린 코어, 진입 마당으로 옛스러움과 자연스러움을 담기로 했다. ‘진입 마당’은 ‘다실’과 연결되며 다실 앞에 이어 만든 마루는 전통 한옥의 툇마루를 연상케 한다. 마루를 올라서면 편안한 다실이 있고 그 곳에서 사람과 사람이 공감하고 소통한다. 이 공간은 내부이면서 하늘과 맞닿은 외부이다. 말 그대로 사랑채이다.

‘거실’은 전면 소공원을 향하며 커다란 거실 창 밖에는 중정 마당이 있다. ‘중정’은 사방에 가벽을 하여 바람을 막아주고 위 부분은 뚫렸기 때문에 하늘을 담는다.

   
 

거실과 주방은 일자형이다. ‘심플한 주방’을 원하는 건축주의 뜻에 따라 하부 씽크대를 설치하고 상부 싱크대는 설치하지 않았다. 다만 개수벽장만 달아서 컵과 작은 그릇을 넣도록 하였다. 대신 주방 옆 보조 주방에 충분한 수납 공간을 보충하였다.

건축주의 장인솜씨(용접)가 발휘된 철재형 계단은 ‘다락’이라는 건축주 자신만의 공간으로 연결된다. 다락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고 사적 공간으로써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천정에 시공한 3개의 창은 자연 채광으로 집 안을 환하게 하고 집 내부에서 바깥 자연을 감상하도록 하였다.

   
 

자락당(自樂當)은 ‘스스로 즐거움을 누리는 집’이다. 설계부터 집을 짓는 과정, 삶을 채워나가는 건축주의 모습이 참 즐겁게 보였다. 이 집 ‘자락당’이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가는 건축주의 성품을 담을 수 있는 집이 되기를 바란다.

한편 허창열 건축사는 울산대학교 건축과 졸업했고 서울의 한도시건축(한만원), 토문엔지니어링, (주)원도시건축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3년 CULTURA(문화)를 개소했다. 주요작품은 펜션 ‘CASA CAMINO’ 등이 있다. 정리=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건축개요
·건축: 자락당
·위치: 울산시 중구 종가5길 82-3(유곡동)
·연면적: 435.68㎡
·외부마감: 플렉시텍스(스터코), 점토벽돌, 알미늄징크
·내부마감: 백토페인트, 강화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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