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측 응원단이 13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13년 만에 찾아온 북한 응원단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의 시선을 빼앗고 있다.

북한 응원단이 출정한 다음 날은 어김없이 평창 알펜시아 내 메인프레스센터(MPC) 로비의 주요 뉴스통신사 사진 게시용 모니터에 응원단의 사진이 내걸린다.

13일 아침 취재부스로 출근하는 길에 전날 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웨덴 대표팀 경기에서 응원단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모습을 포착한 사진이 AFP통신의 모니터에 뜨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붉은색 털모자 매무새를 만지는 동료 옆에서 손으로 볼을 감싼 응원단원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올라왔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스위스와 첫 경기를 치른 다음 날인 지난 10일 오전에는 열을 지어 앉은 응원단원들 앞에서 박진감 있는 율동으로 응원을 이끄는 치어리더의 사진이 모니터에 올라와 바쁘게 오가는 기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단일팀을 응원하는 김여정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주요 사진으로 내건 곳도 있었다.

MPC 로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 대회의 주관 통신사로 선정한 AP, AFP, 연합뉴스, 로이터, 게티이미지 등 5개사의 모니터가 나란히 놓여 전날 혹은 당일 경기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보여준다.

아직 대회 초반이지만 북한 응원단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장의 흥을 돋우고 이목을 집중시키는 분위기 메이커이자 흥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습이다.

과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때도 북한 응원단은 독특한 율동과 이색적인 구호, 경기장을 공연장으로 삼다시피 할 만큼 과감한 퍼포먼스로 가는 곳마다 볼거리를 제공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번 응원단은 방남 7일째인 13일까지 전날 여자아이스하키 경기를 포함해 모두 네 차례 출정한 상태다. 지난 8일 북한 선수단의 선수촌 입촌식 때는 취주악단으로 변신했고, 9일 올림픽 개회식과 10일 북한 선수가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과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1차전 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총 229명의 응원단원은 북한 선수를 응원할 때는 인공기를 흔들었지만, 남한 선수를 응원할 때는 한반도기로 바꿔 들고 “조국 통일”,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친다. ‘반갑습니다’, ‘휘파람’, ‘아리랑’, ‘나의 살던 고향은’ 등 남북한 노래도 섞어 부르는데 현장에서 주변의 호응이 뜨겁다.

북한 응원단의 표정과 행동은 과거보다 훨씬 여유가 있어 보인다는 평이다. 하지만 이번엔 남쪽 분위기가 팬클럽까지 만들며 관심을 보이던 예전에 비해선 굳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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