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3.3%…2016년 41% 감소세
국내 인건비 상승·잦은파업이 원인
해외생산은 2016년이후 60%넘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생산 비중이 10여년 만에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관세 등을 감안해 수출 지역 인근에 생산시설을 지었기 때문으로, 그만큼 생산성이나 비용에서 국내 생산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06년 73.3%에 이르던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 44%로 하락했다. 2012년 49%를 기록하며 처음 50% 밑으로 떨어진 뒤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6년에는 41%까지 내려갔다. 지난해에는 중국·미국 등 현지 생산 차량의 판매가 부진했던 탓에 3% 정도 반등했다. 다만 국내 생산이 2011년(347만6175대) 이후 317만4230대(2017년)~358만8893대(2014년)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정체 또는 감소하는 추세에는 변화가 없다.

 

현대차만 한정할 경우 국내 생산 비중이 더 낮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2%에서 이듬해 48%를 기록하며 처음 50% 밑으로 떨어진 뒤 지난해는 36.6%까지 하락했다. 반면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63.4%까지 크게 올랐다.

현대·기아차의 국내 신규공장 건립은 아산공장 준공(1996년 11월) 이후 21년 동안 없었다. 증설도 4년여 전 기아차 광주공장(2013년 6월)이 마지막이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국가별 차 생산량(자국내 생산만 포함·해외공장 생산 제외) 순위 집계에서도 한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 10대 국가 중 유일하게 최근 2년 연속 생산이 줄었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 6위(411만4913대)를 기록해 7위(406만8415대)인 멕시코와의 격차가 4만 대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처럼 자동차업계가 해외 생산기지 확충에 집중하는 요인 중 하나는 국내의 ‘높은 비용-낮은 생산성’ 구조가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연간 평균임금은 2016년 기준 9213만원으로 2005년과 비교해 83.9% 올랐다. 이는 이미 일본 도요타(9104만원)와 독일 폭스바겐(840만원) 등 주요 경쟁업체들을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도 크다. 국내 완성차 5곳의 2016년 평균 임금 비중은 12.2%로 도요타(7.8%)나 폭스바겐(9.5%)와 큰 격차가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잦은 파업 등이 지속화되면서 노동 생산성이 떨어졌다”며 “해외 각국의 높은 관세 장벽에 국내의 낮은 생산성까지 겹칠 경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해외공장 현지 생산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