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경제장관회의 이후에도 ‘무변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견디다 못해 롯데마트가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중국 점포의 매각 작업이 6개월째 난항을 겪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달 초 열린 제15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를 계기로 롯데를 겨냥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화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지만, 현지에서는 아무런 상황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 주임(장관급) 간 한중 경제장관회의 이후에도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는 진전이 없다.

당시 김 장관은 중국 측에 롯데월드 건설 중단과 마트매각 난항, 단체관광 제한,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보조금 차별 등의 해결을 요청했고 중국이 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롯데에 대한 사드 보복이 풀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한중 경제장관회의가 2016년 5월 이후 중단됐다가 1년 9개월 만에 재개된 데다 양국이 상호진출기업의 여건을 개선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국 경제장관회의가 끝난 지 보름 가까이 지났지만 총 99개의 점포 중 87개의 영업이 중단되고 나머지 12개 점포의 매출도 80% 이상 급감한 중국 롯데마트의 상황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는 실정이다.

매각 협상이 급물살을 타려면 중국 당국이 소방법 위반 등을 빌미로 영업을 중지시킨 87개 점포 중 단 몇 개라도 영업중지 조치를 풀어줘 긍정적 신호를 줘야 하지만 이런 변화가 전혀 감지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의 보복을 우려해 선뜻 롯데마트 점포를 매수하겠다고 협상에 나서는 업체가 없는 상황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중국에서는 최근 한국 정부가 사드를 추가로 배치하려 한다는 일부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골드만삭스가 매각주관사인 중국 롯데마트 매각 작업에는 지난해 말 태국 CP그룹이 적극적인 매수 의사를 타진했다가 롯데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막판에 매수 의사를 접은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한중 경제장관회의 이후에도 중국 롯데마트의 상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일단 올 상반기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애초 롯데마트는 1월까지 중국 점포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3차 긴급자금을 수혈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지난해 말 만기가 도래한 일부 회사채의 상환을 6개월 유예하도록 해 일단 올 상반기까지는 시간을 번 상태다.

하지만 향후에도 중국 당국의 태도에 변화가 없어 매각 작업에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롯데마트가 3차 자금수혈을 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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