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상봉 기회를 갖지 못하고 숨지는 국내 이산가족들이 작년 한 해에만 3천800명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까지 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1천447명으로, 이 가운데 7만2천762명이 사망해 생존자는 5만8천685명으로 나타났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해빙모드로 접어들었으나 올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도 많은 이산가족들은 상봉의 한을 풀지 못하는 처지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3천7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한 달에만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무려 455명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은 채 눈을 감았다. 

생존한 상봉 신청자의 연령대는 현재 90세 이상이 1만3천638명(23.2%), 80∼89세 2만4천328명(41.5%), 70∼79세 1만2천805명(21.8%), 60∼69세 4천506명(7.7%), 59세 이하 3천408명(5.8%)이다. 

80대 이상의 비율이 전체의 64.7%로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날로 가속화하고 있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한적에 따르면 1985년 9월 남북이 고향방문단을 교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이래 지금까지 모두 21차례의 대면 상봉을 통해 남북의 4천185가족, 총 1만9천928명이 헤어졌던 가족과 재회했다. 

또 7차례의 화상 상봉을 통해 557가족, 3천748명이 혈육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남북 각각 300명, 모두 600명의 이산가족이 서신을 주고받았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한편, 설 당일인 이날 오전 이산가족 1천여 명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는 가운데 임진각 망배단에서 ‘제34회 망향경모제’가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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