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속도로 소통을 위해 비상근무 중이던 고속도로순찰대가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손가락을 다친 어린이 응급환자를 구했다.

경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황영곤(50) 경위와 설환철(45) 경사는 설인 지난 16일 오후 5시 32분께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구라리 중부내륙고속도로지선(옛 구마고속도로) 대구방향에서 근무를 하던 중 비상등을 켜고 고속도로 갓길을 운행하는 승합차를 발견했다.
당시 도로는 귀성차량이 몰려 거의 주차장이 된 상태였다.

황 경위 등이 비상상황을 직감하고 차량을 세워 확인하니 승합차에는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심하게 다친 어린이(6)가 타고 있었다.
운전자인 어린이 엄마는 승합차 문에 손가락이 끼이면서 사고가 나 갓길을 운행하게 됐다고 경찰에 설명했다.

어린이는 울면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할 뿐 아니라 출혈이 심해 얼굴이 창백할 정도였다.
이에 황 경위는 다친 어린이 엄마가 운전을 계속할 경우 사고 위험이 크고, 지·정체가 너무 심해 구급차가 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해 순찰차로 어린이를 옮기기로 했다.
황 경위는 순찰차 사이렌을 켜고 마이크로 주변 차량에 양보를 부탁하는 방송을 하면서 운전을 맡았다.

설 경사는 뒷자리에 앉은 어린이 모자를 안심시킨 뒤 대구 계명대동산의료원에 전화를 해 환자 상태를 설명했다.
고속도로 갓길을 이용하고 대구 시내에 들어와서는 몇 차례 신호위반도 한 끝에 순찰차는 10여분 만에 동산의료원에 도착했다. 처음 어린이가 타고 있던 승합차로 병원까지 왔더라면 30분 이상 걸리는 도로 상황이었다.

병원에 도착한 어린이 환자는 응급처치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치료를 마친 어린이 환자의 어머니가 감사 문자 메시지를 황 경위와 설 경사에게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 당일에도 연휴를 반납하고 근무를 하다 어린이 환자를 구한 두 경찰관도 보람을 느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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