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남구 옥동에 자리잡고 있는 군부대의 이전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군부대 이전은 선거를 앞두고 등장하는 단골공약의 하나가 된 지 오래다. 20여년 전부터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끊임없이 공약으로 등장했다. 때마침 지방선거를 115일 앞둔 시점이다. 이번에도 선거용으로 반짝 등장했다가 흐지부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없지 않으나 울산시와 국방부가 공동협의체 형식의 TF팀을 구성해 실무협의에 나서기로 했다니 기대를 갖고 지켜볼 일이다.

국방부는 오래전부터 옥동군부대 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걸림돌이었던 산림청과의 부지교환도 지난 2015년 완료했다. 이전예정지도 잠정 결정해놓고 있다. 문제는 울산시가 예산 마련의 애로로 협의에 적극 나서지 못한데 있다. 국방부가 특별회계비용으로 부대이전 비용을 마련하고 향후 부지를 매각해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우선 협의 대상이 되긴 하나 공시지가로 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매입비 마련이 쉽지 않다. 만약 울산시가 매입을 포기하면 민간에 매각하게 되는데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해진다. 군부대 부지는 현재 18층 이하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특별회계방식으로 진행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다른 방안은 울산시가 군부대 이전부지를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국가가 군부지를 양여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옥동 군부대 이전에 적절한 방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옥동군부대는 법조타운과 주택밀집지역인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도시축의 연결과 도시개발의 조화를 위해 공공개발이 절실한 곳이다. 민간에 매각돼 공동주택이 난립할 경우 도시균형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남구는 지난해 6월 ‘남구 육군 제7765부대 이전에 따른 부지개발시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군부대 부지 개발에 지역주민들의 기대를 담으려면 기부 대 양여 방식이 돼야 할 것이다.

도시의 확대와 함께 도심이 돼 버린 군부대가 이전한 사례는 많다. 울산 인근에서는 창원 39사단이 2015년 함안군으로 이전했고, 부산 하야리아부대는 2014년 56년의 역사를 접고 폐쇄한 뒤 그 부지는 47만3279㎡의 시민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창원39사단에서 이전 방식을, 하야리아부대에서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킨 사례를 본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옥동군부대 이전은 울산시민의 오랜 숙원이다. 십수년만에 구성된 울산시와 국방부의 TF팀이 시민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내놓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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