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한국의 티모페이 랍신이 남자 15㎞ 매스스타트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로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를 새로 쓴 티모페이 랍신(30·조인커뮤니케이션)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났다.

랍신은 18일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매스스타트에서 25위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 남자 선수 가운데 홀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랍신은 스프린트 16위, 추적 22위, 개인 경기 20위 등 한국 바이애슬론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그가 스프린트에서 기록한 16위는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다.

“나를 받아준 한국에 꼭 메달로 보답하고 싶다”던 랍신의 꿈은 평창올림픽에서 이뤄지지 않았지만, 4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의 시각이다.

대회 기간 SBS 바이애슬론 해설을 맡은 성봉주(54) 한국스포츠개발원 박사는 “랍신의 사격 능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2022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충분히 메달을 노릴 만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부상이 아니었다면 메달권에 들었을 것”이라며 “30명이 겨루는 매스스타트에 출전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아직 나이도 어려 2022년은 물론이며 그다음 올림픽까지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애슬론에는 선수 개인이 출전할 수 있는 올림픽 종목이 스프린트(10㎞), 추적(12.5㎞), 개인 경기(20㎞), 매스스타트(15㎞)까지 총 4개다.

올림픽에서 4개 종목에 모두 출전한 것만으로도 세계 정상급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랍신은 평창올림픽 남자 바이애슬론 4개 종목(단체전 제외)에 출전한 26명의 선수 가운데 하나다.

특히 랍신은 사격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그는 4번의 경기에서 총 70발을 쏴 단 7발만을 놓쳤다. 명중률 90%로 26명 가운데 2위다.

랍신의 사격은 정확한 것뿐만 아니라 빠르기까지 하다. 서부영화 총잡이처럼 ‘속사의 달인’이다.

30명 가운데 28번째로 사격장에 도착한 랍신은 17.9초 만에 복사 5발을 모두 명중해 1위로 치고 나섰다.

보통 사격 5발을 다 쏘는 데 30초 안팎이 걸리는 걸 생각하면 랍신은 10초 이상 시간을 번 셈이다.

비록 1위를 오래 지키지는 못했지만,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잠시나마 1위로 나서 카메라의 집중을 받은 건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에 남을 사건이다.

랍신 역시 “바이애슬론이 비인기 종목인 한국에서 잠시나마 1위를 해서 카메라가 집중했다는 게 의미가 있다. 바이애슬론이 한국에서 좀 더 인기를 얻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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