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새롭게 쓰고...수필집 핵심 추려 재발간
나를 위한 시간이 아직은 남아 있다

▲ 산문집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철학계 원로이자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99·사진) 연세대 명예교수가 수필의 고갱이만을 모아 산문집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를 펴냈다.

저자는 1920년 평안북도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일본 조치(上智)대를 졸업하고 1954년부터 31년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봉직했다.

그는 <철학 개론> <역사철학>과 같은 철학서를 집필하기도 했지만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 같은 에세이를 펴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수필이나 수상문을 쓰는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젊은 사람들 인생에 무엇인가 영원한 것을 안겨주고 싶었다”는 소박한 심정을 털어놨지만, 그의 글은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책이 됐다.

▲ 철학계 원로이자 <백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99·사진) 연세대 명예교수

이번 책은 <세월은 흘러서 그리움을 남기고>(2008)와 <아직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2012)에 실린 글을 다시 엮었다. 첫머리인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만 새롭게 쓴 수필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가족과 친구를 잇달아 떠나보내며 겪은 헛헛함과 안타까움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두 여인(어머니·부인)이 떠나 가정이 비었는데, 두 친구(안병욱·김태길)가 먼저 간 후에는 세상이 비어버린 것 같았다.”

그는 백수(白壽)를 한 해 남겨두고도 “나를 위한 시간이 아직은 남아 있다”며 마음을 다잡는다. 그러고는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와 ‘힘드시지요?’라고 물으면 나는 ‘예,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고 고백한다.

책 속에는 상실론, 인생론, 종교론, 책 속 수필선 등 4개 주제 아래 25편의 수필이 담겼다. 김영사. 216쪽. 1만3000원.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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